황 명 자
도저히 형체를 알 수 없는 지경이 되면
물풍선처럼 터지고 만다
…
불안의 그늘이 그녀를 엄습한다
또 다른 검은 봉지로 냉장고를 채우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낯빛은 밝아진다
도대체 알 수 없는 검은 속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채우고 또 채워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욕망이 지나치면 이 시에서처럼 물풍선처럼 터져버리고 만다. 그러나 인간은 끝없는 욕구에 목말라하고 더 많이 더 새로운 것으로 채우고 또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도대체 알 수 없는 검은 속은 냉장고 속이 아니라 인간 욕망의 속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