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당규방문화회 27회 회원전<BR>29일까지 포스텍 모네갤러리서<BR>이정옥씨 등 16명 30여점 전시
“민화가 옛 조상들의 꾸밈없이 살아온 소박한 삶 속에서 태어난 미술 장르인 만큼 올 한해 우리들의 마음도 이 그림들을 통해 맑고 평화로 가득했으면 합니다”
포항의 민화 화가 단체 진솔당규방문화회(대표 이정옥)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포스텍 내 모네갤러리에서 27번째 회원전을 갖고 있다.
진솔당규방문화회는 2003년 양동회라는 경주 양동민속마을 애호가 모임을 결성한 뒤 소박하고 꾸밈없는 민중의 그림인 민화보급에 앞장서오고 있다. 그동안 정기회원전을 비롯해 일본 오사카후 건축사회 초대전, 모스크바전을 가지는 등 여러 차례의 해외 초대전을 가지기도 했다.
조선시대 무명화가들이 남겼던 민화 작품을 깔끔하고 세련된 형태로 재현하는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 였던 민화의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화려한 오방색을 앞세운 신작 민화도 있다.
진솔당규방문화회는 스물 일곱번째 되는 이번 회원전에서 이정옥 대표를 비롯해 김태열 채안희 이명희 류해숙 김정남 최현주 안은경 손원조 손분하 정숙영 최문자 허영숙 신문제 최명옥 정지인 이정옥씨 등 16명의 회원이 참가해 총 30여 점을 출품했다.
출품작들은 궁중 민화 기법으로 종이 위에 다시 재현해 정교한 필치와 독창적 미적 감각으로 마무리한, 화조도, 책가도, 문자도, 일월도, 어해도, 모란도 등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내재한 소박하면서도 익살과 해학이 넘치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호랑이` `봉황도` 등 악귀를 물리친다는 `벽사`의 의미를 지닌 민화들은 사악함을 물리치고 경사를 불러오는 `벽사진경`의 뜻을 담고 있다. 또 `풍속도` 등 여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염원을 담은 조선여인들의 풍속을 표현한 여성특유의 섬세함과 삶이 묻어나는 민화작품들도 있다.
이정옥 진솔당규방문화회 대표는 “이번 전시는 옛 조상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간결, 청렴, 결백의 선비정신을 만날 수 있고, 또한 정초에 동물을 소재로 한 민화를 집안 곳곳에 붙이던 풍속에 따라 새해를 맞아 시민들에게 집안의 액운을 쫓고 복을 준다는 따뜻한 의미도 담겨 있어 더욱 소중한 전시회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