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폭풍 스피노자` 손기태 글항아리 펴냄 300쪽
당시 사회 분위기에 따라 저서인 `신학정치론`은 금서로 지정돼 불살라졌고, `에티카`의 출간 계획은 무산됐으며 `정치론`은 집필 도중 스피노자가 사망해 미완으로 남았다. 그러나 추후 그의 이론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알튀세르는 스피노자를 비근대적 유물론자로 규정했다. 들뢰즈는 스피노자의 철학을 모든 초월적 가치와 도덕에 반대하는 “내재성의 철학”으로 보았으며, 네그리는 대중 자신의 지성과 능력으로부터 자유의 공간을 확장해나가는 “구성의 정치학”이라 여겼다.
그러나 `고요한 폭풍, 스피노자`(글항아리)의 저자 손기태씨는 이 책에서 스피노자 철학의 계보를 세우거나 요약 혹은 정리하려 하지 않는다. 저자는 오로지 스피노자를 “읽는다”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며, 어렵게만 느껴지던 스피노자의 철학을 “신을 사랑하고 삶을 긍정하라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한다. 이 책은 주요 철학적 논제들을 실제적인 삶 자체에서 끌어낸 스피노자를 따라서, 그가 실제 고민했던 명제를 탐구하고 실제로 내렸던 답을 찾아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