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본으로 보는 신라원숭이전<bR>경주박물관 5월1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은 2일부터 5월1일까지 특집진열 `탁본으로 보는 신라 원숭이`를 개최한다.
<사진> 원숭이는 십이지(十二支) 중 아홉 번째 동물로서 시간적으로 오후 3시에서 5시를 가리키고 방향은 서남서쪽에 해당한다. 옛사람들은 원숭이를 다양한 의미로 받아들였다. 간사하고 잔꾀가 많아서 기피의 대상이기도 했으나, 장수와 다산(多産), 풍요의 뜻도 있었다.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년) 때 이차돈의 순교 당시 “곧은 나무가 부러지고 원숭이가 떼 지어 울었다”라는 `삼국유사`의 기록은 신라 사람들이 원숭이를 알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신라의 원숭이는 주로 능묘 둘레의 호석(護石) 등에 새겨진 십이지상의 하나로서 조각됐는데, 이러한 십이지상은 8세기부터 무덤의 부장품이나 불교 관련 석조품에 나타나기 시작해 이후 능묘의 호석에도 채택됐다. 이번 특집진열에 선보이는 원숭이 탁본들은 이러한 능묘의 호석에 조각된 것으로, 전 김유신 장군 무덤(7세기 후반~8세기), 성덕왕릉(8세기 중엽), 구정동 방형분(8세기), 능지탑(8세기), 전 경덕왕릉(8세기 후반), 원성왕릉(8세기 말~9세기 초), 흥덕왕릉(9세기 중엽), 전 진덕왕릉(9세기)의 것들이다.
능묘 호석의 십이지 원숭이들은 평복(平服)을 입은 전 김유신 장군 무덤의 것을 제외하면 모두 화려한 무복(武服)을 입고 무기를 들고 있다. 다만 얼굴 생김새나 각도, 자세는 조금씩 다르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종래의 평면적 탁본과는 달리 실물의 현장감과 조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탁본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입체 또는 부조인 실물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입체 탁본`을 선보인다. 이러한 입체 탁본으로써 신라 원숭이 조각의 독창적 아름다움을 느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황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