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법륜 스님 나무의마음 펴냄, 280쪽
“남을 돕는 마음을 내면 그보다 몇 배나 더 큰 행복이 나에게 돌아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행복관은 내가 도움을 받는 쪽에 치우쳐 있습니다.”(`행복` 256쪽)
삶에 지치고, 관계에 상처받고, 부조리한 세상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인생의 길잡이가 돼줄 한 권의 책이 출간됐다. 많은 사람들이 저자에게 연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결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식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직장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회적 갈등과 세상의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 질문 하나하나가 다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본은 행복에 관한 것이다.
쉽고 명쾌한 즉문즉설(卽問卽設)로 지혜를 전해 왔던 법륜 스님이 `행복`의 본질에 대해 묻고 답했다. 신간 `행복(나무의마음)`을 통해서다.
`행복`은 그 간절한 물음에 대한 응답이자,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전국방방곡곡은 물론 세계 115개국의 강연장과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저자에게 던진 질문과 그 답변 중 가장 많은 공감과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내용을 엄선한 법륜 스님의 행복 안내서로, 행복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총체이자 인생을 사는 데 필요한 지혜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법륜 스님이 세상에 내놓은 책들이 주로 즉문즉설을 통해 질문자들과 나눈 인생 상담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었다면, 이 책은 온전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는 수행차원에서 개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주로 강조했다면 이 책에서는 행복의 수레를 끄는 또다른 바퀴인 사회문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결국 개인의 마음(씨앗)과 사회적 조건(밭)을 함께 가꿔야 온전하게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무의식속에 잠재된 인간의 심리와 욕구, 관계 맺기에서 오는 갈등과 같은 개인적 문제를,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사는 게 바쁘다거나 직면한 현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애써 외면해왔던 사회의 구조적 모순까지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전체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을 들려준다.
`행복`은 현실생활과 동떨어진 공허하고 허황된 이야기는 모두 걷어내고 오직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괴로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스님은 일단 행복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내려놓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려놓으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괴로움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집착할 때만 잠시 괴로울 뿐 그 괴로움이 지속되지 않아요.”(43쪽)
그러면서 사람의 마음과 느낌이 모두 다른 이유는 몸과 마음에 배어 있던 업식이 색깔, 냄새, 소리 등의 외부 자극을 받으면서 반응을 일으킨 결과라고 설명한다.
법륜 스님은 사람들의 `다름`에 특히 주목한다.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화를 내고, 상대에게 감정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도 근본을 살피고 한번 더 생각해 보면 화를 돋우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수많은 상담 사례와 법륜 스님의 경험담을 통해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어떤 삶을 살고 있더라도 당신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다만 남의 불행 위에 내 행복을 쌓아서는 안된다.”
냉정하지만 따뜻하고 단순하지만 명쾌한 법륜 스님의 행복론을 읽다보면 내 안에 도사리고 있던 수많은 불합리한 신념과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나와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