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 기
3월의 귀에 들린 것은
언덕 아래로 살금살금 굴러가는
바람 소리?
그러나 꽃 접던 4월이 본 것은
국도 한가운데 널브러져 있는
죽은 고양이의
저 망가진 외출복!
소위 `로드킬`이라고 부르는 길 위에서의 짐승들의 죽음을 다룬 가슴 아픈 이야기다. 아무렇게나 해체되거나 방치된 처절한 고양이의 주검 위로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이 움트는 봄이 온 것이다. 시인은 문명의 무서운 속도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우리네 삶이 얼마나 각박하고 살벌한 것인지에 대해, 속도의 폭력성에 대해 로드킬을 보여주면서 우려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