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세 기
누구에게나 무엇에게나
생은 고통의 사막이니
보아라
풀잎 한 장에도 수많은 상처가 있다
외로워 마라 그대
괴로움과 슬픔은
어차피 홀로 건너야 할 강이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도 말며
몸의 일로 마음 상하지 마라
울지 마라 그대
기쁨도 슬픔도 영원한 것은 없다
상처가 많은 꽃이 아름답다
상처를 딛고서야 사랑도 뜨거워진다
사는 일도 그러하다
누구든 한번은 간다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라는 시와 분위기나 시에 담긴 시인의 마음이 비슷하다. 맞다, 누구에게나 생은 고통의 연속이다. 괴로움도 슬픔도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할 몫이고 운명이다. 기쁨도 슬픔도 잠시 잠깐의 일이지 영원하지 않다는 시인의 목소리에 깊이 동의한다. 힘겹고 어려운 삶의 구릉을 헤쳐나온 생이야말로 얼마나 값지고 빛나는 것인지 모른다. 그게 인생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