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여야의 정치공방 속에서 개점휴업 상태의 국회는 해를 넘기고도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선거구 획정 문제와 쟁점법안 처리가 끝을 모르게 지연돼 민심은 어느덧 정부의 저 넘어 반대편에 서있다. 공감과 소통을 화두로 힘차게 시작했던 박근혜 정부도 이제는 집권 4년차를 맞으며 소신정치와 불통정치에서 오는 계층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는 회의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를 감안한 듯 몇일 전에 있었던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확실하게 뿌리내려서 우리 경제에 활력과 일자리를 만들어 갈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이 문화로 행복을 느끼는 문화융성의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는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성과를 보여주긴 했지만, 상대적인 한계점도 함께 드러냈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토대로 국민이 문화로 행복하고 더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려는 강한 의지는 젊은 예술인들에겐 꿈과 현실을 함께 펼칠 수 있는 입체적인 지원정책을 열어 주었고, 예술적 열정이 풍만한 예술가들에겐 더욱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수준 높은 발표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젊고 열정 넘치는 융·복합 예술가들이 함께 마련하는 콘텐츠의 개발과 현실화는 과거 정부와는 확연히 달라진 문화정책의 시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수행을 통해 이제 문화·예술인들도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문화를 통한 고부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사고의 전환과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할 것이다.
올해부터 문화융성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문화정책이 요구된다. 먼저 뛰어난 전통문화와 우수한 국민성을 가진 `대한민국`에 대한 브랜딩 캠페인을 전개해 전 세계인들에게 우리 민족의 열정과 창조력을 알리고 안으로는 사회적 화합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6~2018 한국방문의 해` 원년이 되기도 하는 올해는 융·복합 관광 콘텐츠 발굴과 서울과 제주로 집중되는 외래 관광객들을 지역의 우수한 문화와 연계시키는 관광자원의 확산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의 확산을 통해 전국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해 나가는 것도 새로운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류문화에 편중된 한류월드, K-컬쳐 벨리, K-익스피리언스, K팝 아레나 등 차별화되고 독창적 콘텐츠를 통한 경쟁력이 확보되는 선순환 시스템 도입을 적극 추진 해 나가야 함은 당연한 이치이다.
지난해부터 문화의 새로운 소비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의 효율적인 운영과 시스템 정비, 문화시설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뤄지면서 문화소비의 합리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향유의 독창적 콘텐츠는 나눔과 배려에서 비롯되는 우리 민족만의 차별한 된 의식이다.
세계 각국의 치열한 군사·경제적 경쟁과 국내 정치적 갈등에서 야기되는 개인주의와 이기심의 확대 황금만능주의에서 비롯된 법과 질서의 무시는 현대인의 정신세계를 점차 병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아픔을 극복하고 문화적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예술이 주는 아름다움을 소비하며 향유할 수 있는 의식의 전환이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히 요구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