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물가죽 북

등록일 2016-01-13 02:01 게재일 2016-01-13 18면
스크랩버튼
문 신
새벽, 저수지를 보면

끈 바싹 조여 놓은 북 같다

야트막한 언덕이 이 악물고 물가죽

을 당기고 있어서

팽팽하다

간밤 물가죽에 내려앉은 소리들이

금방이라도 솟구쳐오를 것 같다

낮고 빠르게 다가온 검은 새 한 마리

둥 -

물가죽 북을 울리고 가는 동안

물가죽 북에 이는 파문은

무심결이다

물가죽 북이 울어

소리를 눌러두고 있던 반대편 하늘

가죽도

맞받아 운다

검은 새 한 마리가 버드나무 가지에

앉아

그것들 번갈아가며 냉큼 받아 먹

는다

새벽 저수지의 수면을 시인은 물가죽 북이라고 일컫고 있다. 시인은 아주 평화스러운 수묵화 한 장을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검은 새 한 마리가 수면에 내려앉아 물고기를 낚아채 오르고 수면은 둥- 북소리를 내고 있는 새벽 저수지에서 고요한 평화경을, 그 고요의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