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신
끈 바싹 조여 놓은 북 같다
야트막한 언덕이 이 악물고 물가죽
을 당기고 있어서
팽팽하다
간밤 물가죽에 내려앉은 소리들이
금방이라도 솟구쳐오를 것 같다
낮고 빠르게 다가온 검은 새 한 마리
둥 -
물가죽 북을 울리고 가는 동안
물가죽 북에 이는 파문은
무심결이다
물가죽 북이 울어
소리를 눌러두고 있던 반대편 하늘
가죽도
맞받아 운다
검은 새 한 마리가 버드나무 가지에
앉아
그것들 번갈아가며 냉큼 받아 먹
는다
새벽 저수지의 수면을 시인은 물가죽 북이라고 일컫고 있다. 시인은 아주 평화스러운 수묵화 한 장을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검은 새 한 마리가 수면에 내려앉아 물고기를 낚아채 오르고 수면은 둥- 북소리를 내고 있는 새벽 저수지에서 고요한 평화경을, 그 고요의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