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쥐오줌풀

등록일 2015-11-30 02:01 게재일 2015-11-30 18면
스크랩버튼
김 춘 수
하느님,

나보다 먼저 가신 하느님

오늘 해질녘

다시 한번 눈 떴다 눈 감는

하느님

저만치 신발 두짝 가지런히 벗어놓고

어쩌노 멱감은 까치처럼

맨발로 울고 가신

하느님, 그

하느님.

`꽃`이라는 시에서 보여주는 존재론 혹은 인식론 같은 이미지와 실존의 문제에 깊이 천착했던 시인 김춘수. 이 시에서는 생의 마지막을 예견하고 가만히 그가 돌아가야 할 신에게 묵상하며 말을 건네는 겸허한 시심을 읽을 수 있다. 이 땅에 목숨을 놓으신 분도 하느님이고 이제 천수를 다하고 그에게 돌아가야 하는 생의 마지막을 침잠하며 죽음을 준비하는 경건한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