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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등록일 2015-11-27 02:01 게재일 2015-11-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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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세 영
강물에 귀를 적신 자에게만

들리는 그 물소리

거기엔 왜적과 맞서 싸우다가 장렬하게 순국한

칠백의사의 함성이 있다

거기엔 갑오년 민중을 위해 항쟁하다 원통히 쓰러진

동학 의병의 절규가 있다

거기엔 나당 외세를 막아내려다 분연히 숨진

계백 오천 용사들이 노호가 있다

논산 강경 외진 들을 보아라

금강은 또한 유독 들꽃을 많이 키우는 강이다

강은 어머니다. 생명의 탯줄이면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젖줄을 대는 생명의 본부가 아닐 수 없다. 풍습과 역사가 녹아 있고 과거와 현재가 푸르게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시인은 강물에 귀를 적시며 백제의 소리와 개화기 동학의 함성을 듣는다. 그 도도한 흐름에서 민족의 강강한 자존과 준엄한 정신을 느끼고 있다. 외세와 싸우다 장렬히 피를 뿌린 용사들, 탐관오리들과 싸우다 칼날에 죽어간 의로운 의병들의 넋을 금강에서 선연히 보고 듣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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