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증 호
푸른 바다 몰고 온 낯선 사내 앞세우고
우리는 생선 냄새 비릿한 자갈치에 가야 한다
소금기 절은 바람 고단한 닻 내리고
노을 속 포장마차 바야흐로 붉는 파장(罷場)
목통 큰 남도 사투리 오히려 정겹거니
팍팍한 세상살이 발걸음 더 무거운 날
꼼장어 맵짠 안주에 경계허문 잔을 들고
우리는 사람 냄새 질펀한 자갈치로 가야 한다
자갈치 시장은 그야말로 생선냄새와 함께 사람 사는 냄새 훅 끼치는 삶의 현장이다. 살아가느라 힘겨운 시간들을 잠시 벗어나 남도의 투박한 사투리가 정겹게 파고드는 자갈치 시장에 가서 답답했던 가슴을 틔우자고 말하는 시인에게 깊이 동의한다. 최근 영화화 되면서 주목을 끈 국제시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 더욱 남도의 건강한 삶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자갈치 시장이니 세상살이 발걸음 무거운 날 찾아가서 맵짠 꼼장어 안주에 소주 한 잔 하면 또 다른 행복감에 젖어들지 않겠는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