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號 라오스전 5대0 승리로 올 A매치 마무리<BR> 내년 6월 강팀과 평가전 추진
“매번 아시아팀들과 맞붙을 수는 없다. 유럽파 태극전사 많은 유럽으로 원정을 떠나 강호들과 맞붙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일정이 모두 끝나면 유럽의 강호와 원정으로 평가전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17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5대0 승리를 마지막으로 올해 A매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슈틸리케 감독은 18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팀이라면 평가전 상대로 상관없다”며 “대표팀에 유럽파가 많은 상황에서 유럽팀과 원정으로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올해 20경기를 치러 16승3무1패의 뛰어난 성적표를 거뒀다. 또 그 중 17경기는 무실점이었다.
하지만 올해 슈틸리케가 맞붙은 팀은 대부분 FIFA 랭킹이 한참 낮은 아시아팀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 역시 태극전사들의 실력을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서는 유럽 강호와 맞붙는 평가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슈틸리케와의 일문일답.
- 1년 동안 20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올해를 마무리한 소감은.
△ 상당히 만족스럽다. 기록으로만 봐도 20경기(16승3무1패)에서 1패밖에 하지 않았다. 여기에 무실점도 17경기나 되고 16승을 거뒀다.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이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위기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전에서 2-0으로 이긴 우즈베키스탄전이다. 당시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결정적인 골기회를 2~3차례나 날렸다. 우즈베키스탄이 기회를 다 살렸다면 우리는 8강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올해 대표팀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을 수도 있다.
- 월드컵 본선에서 강호와 맞설 때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일단 내년 6월에 예정된 A매치 데이 때 두 차례 평가전 기회가 있다. 반드시 세계적인 강호와 평가전을 치러서 수준을 가늠해봐야 한다. 그런 기회를 통해 미래의 과제를 평가해야 한다.
- 내년 6월 A매치 때 맞붙고 싶은 팀은.
△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본선 진출에 실패한 네덜란드 같은 강팀과 맞붙으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그런 팀들은 A매치 일정이 사전에 확정된 경우도 많다. 네덜란드와 붙고 싶어하는 팀도 많을 것이라서 대한축구협회가 잘 섭외해야 한다.
더불어 유로2016 본선에 오르지 못한 덴마크, 스코틀랜드 등의 팀과 접촉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보다 FIFA 랭킹이 높은 팀이라면 상관없다. 장소도 크게 상관없지만 대표팀에 유럽파가 많은 상황에서 원정으로 치르면 선수소집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사실 유럽 팀들이 아시아까지와서 평가전을 치르는 일정을 잡는 게 쉽지 않다.
- 올해를 돌아보면 `무실점-새 얼굴 발굴`이 화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선수는.
△ 17경기나 무실점을 해서 어느 한 경기를 꼽기는 쉽지 않다. 대표팀은 올해 모든 선수가 전술적으로 역할을 잘했다고 본다. 수비적으로나 공격적으로 가장 잘 풀렸던 경기를 꼽는다면 지난 8월 동아시안컵 중국전(한국 2-0승리)이다.
기억에 남는 선수도 지목하기 어렵지만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생소한 포지션에서 자신을 희생해가며 적응을 잘해주고 있다. 장현수는 능력 있는 선수지만 팀을 위해 가장 많이 희생하는 선수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나 남태희(레퀴야)처럼 비슷한 포지션에서 위치를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장현수는 아예 포지션 자체가 바뀌었다. 이런 것이 희생정신이다.
더불어 기성용도 오래전부터 대표팀의 핵심선수로 활약해왔지만 주장이 되고 나고 올해 경기를 지켜봤을 때 지난 2~3년 전보다 훨씬 자신감 있고 책임감 있게 성장했다.
- 팬들이 올해 대표팀의 성적을 보면서 `갓(GOD)틸리케`라는 별명을 붙여줬는데.
△ 축구인으로 40년을 살아왔다. 아마 2연패만 당해도 이런 평가는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웃음)
- 한국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정이 남아있나.
△ 아직 K리그 일정도 남아있다. 또 축구협회 행사도 많다. 즐겁게 지켜볼 것이다. 올해 말에 휴가를 다녀온 뒤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표팀의 리우 올림픽 예선전에도 직접 가볼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