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시민회관서 공연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49년 브라티슬라바의 첫 국립오케스트라로 설립돼 `체코 지휘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츨라프 탈리히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완성시켜왔다. 1992년까지 하나의 공화국이었던 체코슬로바키아의 영향을 받아 유명 지휘자들이 예술감독을 역임하면서 수준 높은 연주를 자랑해왔다. 지리적으로 빈과 가까워서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프라하의 체코 필하모닉과 어깨를 겨루는 동유럽 최고의 관현악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공연에서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드보르작 `교향곡 7번`과 훔멜의 오페라 `마틸데 폰 구이제` 서곡, 그리고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를 슬라브 특유의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은 워낙 유명한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의 유명세에 가리지만 드보르작이 체코 정국의 어지러움을 빗대어 정치적인 혼란을 극복하려는 국민의 염원과 애국심을 담아 만든 또 하나의 걸작이다. 조국인 체코를 묵직한 영웅적 선율로 묘사한 이 곡은 국가의 기상을 현악기로 아름답게 표현했으며 동유럽작곡가의 정서를 슬로박 오케스트라가 동유럽 특유의 자유분방하지만 굳세고 중후한 화음, 색채적인 관현악, 고도의 기교를 통해 보여준다.
이날 지휘를 맡은 독일태생의 하이코 마티아스 푀르스터는 23세라는 어린 나이에 지휘자로 경력을 시작해 독일 브란덴부르크 극장 감독, 뮌헨 심포니 음악감독, 뉴 웨스트필리안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역임한 성공적인 지휘자다. 다양한 오페라 작품과 동시에 파리오케스트라, 체코필하모닉, 서부 독일방송 오케스트라, 바르셀로나 심포니, 중국국가교향악단, 대만국립교향악단 등 수많은 오케스트라와 작품을 함께하는 유럽의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뉴욕 타임즈가 “눈부신 화려함과 정확성을 동시에 갖춘 드문 솔로이스트”라고 묘사한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올라 김(한국명 김화라)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를 협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