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만에 운항재개 포항여객선터미널 도착<bR>부의 관측 파도 조금 높아 50여분 후 출발
지난 6일부터 동해상에 내린 기상특보로 육지~울릉 간 여객선이 12일 7일 만에 운항이 재개됐지만 강화된 여객선 운항 규제로 인해 울릉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동해상의 기상특보는 지난 11일 오후 7시에 해제됐다. 1주일 동안 육지에 발이 묶였던 주민들은 12일 오전 9시50분 포항에서 썬플라워호가 당연히 출발할 것을 예상하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여객선터미널을 찾았다.
하지만 울릉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세월호 사고 이전에는 기상특보가 해제되면 선사의 판단에 따라 바로 여객선 운항이 가능했지만 이후에는 강화된 운항규정 때문에 최근에는 여객선 운항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곧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날 오전 9시10분께 포항 앞바다에 떠 있는 부의가 파고를 관측한 결과, 3.5m로 나타나자 여객선터미널 내에서 `오전 10시에 재관측 후 출항을 결정하겠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는 세월호 사고 이후 강화된 규정 때문이다. 기상특보는 전날 해제됐지만 포항 앞바다에 떠 있는 부의의 관측으로 파고가 썬플라워호의 운항 기준 높이인 3.4m를 넘어 정시에 출항하지 못한 것이다.
강릉에서는 이날 오전 8시50분 여객선이 출항하는 등 포항 앞바다를 제외한 동해상은 파도 높이가 2.5m 내외로 낮게 일고 있었다. 하지만 강화된 규정 때문에 700여 명의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들이 터미널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
결국 오전 10시가 돼 포항 앞바다 파고가 3.3m로 나타나자 썬플라워호는 오전 10시15분부터 승객 700여 명을 승선시켜 약 한 시간 늦은 오전 10시 40분께 포항에서 출발했다.
이날 선표를 구입하기 위해 울릉도 주민들은 오전 7시에 터미널에 도착해 기다리는 등 3시간 이상 터미널에서 기다렸다. 이날 울릉도 주민은 4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울릉주민 서정부(72·타이어대리점 운영)씨는 “지난 8일 사돈 결혼식에 참석하려 5일 울릉도에서 나와 지금까지 묶였다” 며 “바다에 떠 있는 부의로 파도를 관측해 출항을 결정하는 것은 21세기에 정말 한심한 주먹구구식 절차”라고 말했다.
`2박3일 여행이 6박7일이 됐다`는 고성재(75·울릉읍)씨는 “세월호 사고 이전만 해도 기상특보가 해제되면 출항했는데 한 시간 단위로 관측하는 부의 파도에 따라 출항을 결정하는 것은 주민불편은 안중에 없고 방식도 후진적”이라고 말했다.
터미널에 대기하던 주민들은 이 같은 관측과 운항 결정 방식으로 인해 터미널에서 잦은 대기는 물론 10시간을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돌아간 적이 있었다는 등 격렬한 반응을 나타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