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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의 `밤하늘 보호공원`

등록일 2015-11-05 02:01 게재일 2015-1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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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도 `보호` 받아야 할 대상이 되었다. 그동안 밤하늘은 천문대나 기상관측소만이 보호했고, 일반 국민들은 잊은지 오래다. 밤이 되면 조명등과 친할 뿐 하늘에 별과 달이 있다는 것조차 망각하고 지낸다. 사람들은 야경(夜景)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문화유적지들은 조명으로 밝혀지니 “아, 신라의 달밤”은 흘러간 가요에서나 남아 있을 뿐이다. 전등이 발명된 후 사람들은 점점 밤하늘과 멀어졌고, 야생 동물들만 `야행성 눈`을 가지고 농작물을 해친다.

한적한 농촌 지역에서 야간산행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산길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깜짝 놀란다. “하늘에 저렇게 많은 별들이 있었구나!”감탄하면서 `우주의 신비` 앞에서 숙연해진다.

도시생활만 하는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장관이 하늘에 펼쳐지는 것이다. 도시의 전등빛은 하늘의 별빛을 잠식한다. 도무지 별이 보이지 않고, 심지어 보름달조차 가로등의 행렬 속에 묻혀버린다. “인간들에게 밤하늘을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국제밤하늘협회(IDA)가 창설됐고, 지금까지 미국, 영국, 헝가리, 독일, 네덜란드에 밤하늘보호공원을 지정했다.

IDA는 최근 “양양군 일대를 아시아의 첫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하고, 2일 영양군청에서 공식 지정서를 전달했다. 세계에서 6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첫번째 지정이다. 영양군 수비면 수하 2·3리에는 자연생태공원과 생태숲이 있고, 인공시설은 반딧불이 천문대와 청소년수련원이 있을 뿐이다. 인가도 40가구 뿐이니 `빛공해`와는 거리가 멀다.

영천 보현산 천문대와 함께 `전등빛의 방해를 받지 않는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우주는 본래 `암흑물질로 가득찬 공간`인데, 여기에 `인공빛`이 침범해서 빛공해가 생겼다.

현대의 조명기술은 `밤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기후가 불순한 유럽은 일찍 야회(夜會)가 발달해서 밤새 즐기다가 낮 12시에 출근하는 예가 많다. 경주 역사유적들은 밤새 조명등 불빛을 받는다. 나무들도 밤에는 쉬어야 하는데 유적지의 나무들과 가로수들은 `밤의 휴식`이 없어 고달프다. 그러나 `신라의 달밤`을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문화단체가 있다. `백등`을 들고 야간 역사투어를 하고, 황룡사지 들판에서 둥근달을 바라보며 음악회를 여는 프로그램인데, 도시의 불빛 때문에 하늘의 별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그 밤하늘을 제대로 살려냈다. 개발보다 보존을 택한 역발상이었다. 군수는 일찍 국제밤하늘협회를 찾아가 군의 장점을 설명했다.

도시인들이 잃어버린 밤하늘을 영양군이 되찾아준다는 자부심도 있으며,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청정지역 농산물의 인지도도 높아지게 된다. `밤하늘 별 관광`이 투어의 한 종목이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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