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카를 오르프 탄생 12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br>13일 시민회관서 성악가·합창단 등 200여명 참여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작곡가 겸 지휘자, 음악교육자인 카를 오르프(1895~1982)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제419회 정기연주회에서 그가 남긴 걸작 `카르미나 부라나`를 연주한다.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에서 개최되고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한다.
이번 무대를 위해 대구시향 외 정상급 솔리스트인 소프라노 김정아(영남대 성악과 교수), 테너 김성진(인제대 음악과 부교수), 바리톤 김동섭(대구가톨릭대 성악과 교수)과 대구시립합창단, 포항시립합창단, 맑은소리소년소녀합창단까지 200여명의 성악과 합창, 오케스트라가 함께 대작의 감동을 선사한다.
1895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난 카를 오르프는 뮌헨 음악대학을 거쳐 독일의 여러 가극장에서 지휘자로 활동하며 음악 교육에 힘썼다. 독일의 작곡가 하인리히 카민스키를 사사한 그는 스승의 영향으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후 오페라, 극음악, 음악교육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오르프는 1936년,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카르미나 부라나`를 완성하며 일약 세계적인 작곡가로 발돋움 했다.
성악, 합창, 관현악이 어우러진 `카르미나 부라나`는 `보이렌의 노래`라는 뜻이다.`카르미나`는 라틴어로 `노래`라는 뜻인 `카르멘`의 복수형이고, `부라나`는 `보이렌(Beuren)`의 라틴어이다. 독일의 베네딕트보이에른(Benediktbeuern) 수도원에서 발견된 13세기 말의 시와 유행가를 모은 시가집에서 오르프는 스물네 곡을 발췌해 그만의 현대적 기법과 독창성을 살려 완성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1930년경부터 오르프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드뷔시 등 여러 작곡가의 영향을 받은 자신의 초기 작품들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낭만파적 수법을 파기하고 독자적인 작곡 양식 확립을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는 주제가 되는 소재를 전개 과정 없이 반복하고, 형식이나 화성은 극히 간결해 졌다. 또한 일관된 리듬이 두드러지며, 대위법적 수법을 완전히 배제한 단선율 구성으로 단순함을 꾀했다.
제1곡부터 제25곡까지 있는 이 곡은 `새 봄`, `선술집에서`, `사랑의 뜰`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제1부의 앞에 `서(序)`가 있고 제3부의 마지막에 `종(終)`이 있다. 가사는 라틴어와 독일어를 혼용(오르프 자작시 포함)하고 있으며, 술, 여자, 사랑, 종교, 도덕, 자연의 묘사 등의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선율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비해 노랫말은 매우 풍자적이고 세속적이다.
대구시향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장엄한 합창과 귀를 사로잡는 솔리스트들의 독창,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대규모 오케스트라까지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 바로 오르프의`카르미나 부라나`”라고 설명하고“정통 오페라 음악의 틀을 벗고 오르프는 새로운 극음악을 창조해 냈다. 20세기 현대 음악이지만 중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오르프의 걸작으로 그의 탄생을 다 함께 기념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