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 김영대 초대展
김영대 작가의 작품에서는 붉은색, 푸른색, 초록 빛깔 등 다양한 색감을 가진 이상향의 마을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마음속에 그려낸 심상의 풍경이지만 금방이라도 아이들이 뛰어나와 놀 듯 한 공간으로 형상화 됐다. 마치 유럽의 한 고풍스런 도시의 주택가를 내려다본 그림들로 다닥다닥 맞닿은 지붕과 벽채는 따뜻한 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김 작가는 “집은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며 “가난한 도시의 달동네 집, 농촌에서 느껴지는 소박한 정서를 지닌 집, 부유한 한옥집, 공터 안에 파라솔과 나무장식 벽이 있는 유럽풍의 이국적 집 등 어떠한 형태의 집에도 인간의 삶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결국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집은 사람과 가장 가까이서 삶을 담는 그릇이자 가족들이 살고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자리하고자 함이다.
작품 속 마을풍경은 인간이 살아가는 인공의 장소이자 인간의 흔적이 깃든 생명의 환경으로 미묘한 경계를 형성한다. 화면은 인간의 힘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상황들을 담아내며 복잡하게 집적된 이미지로 형상화된다.
김 작가의 작업에서 집 이미지는 하나하나의 개체에서 무수히 많은 이미지들로 반복적으로 오버-랩(over-lap)되면서 현실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킨다.
각각의 화면들은 다시 반복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사건으로서, 개개인의 가정 역사들로서, 자기 존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들이 다시 모여 규칙적인 배열로 하나의 화면을 가득 채움으로서 전체로써 또 하나의 새로운 다른 이미지로서 존재하게 된다.
화면위의 대상들은 대상들끼리 색채를 주고받으며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대상들은 전체적으로 본래 이미지가 가진 색보다 밝고 따뜻한 색으로 채색돼 표현돼 진다.
김 작가의 마을(village) 시리즈는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을 김 작가만의 독특한 질료와 색채로 담아내고 있다. 이런 표현기법을 통해 변화와 단조로움, 조화와 부조화, 밝음과 어두움, 강렬함과 부드러움, 채움과 비움 등 인간 삶의 모습을 상징화하고 있다. 집 자체가 주는 온기, 사랑도 있지만 수십 채의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을 통해 인간 간의 관계, 조화 등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