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낙 율
예쁜 독사진 하나
가지고 싶다
빛바랜 미소 하나
힘없이 나부끼는
그곳에
빨갛게 단풍 들어도
떠나지 않을
잎새 하나
새로이 매달고 싶다
풍성한 결실의 계절 가을을 시인은 결핍과 생성에 대한 시안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간절히 기원하고 소망하는 그 무엇이 있다. 예쁜 독사진이나 거친 바람이 불어와도 떠나지 않는 잎새 하나를 간직하고 싶어하지만 실상은 가을의 황량함과 말할 수 없이 쓸쓸한 시인의 가슴에 담고 싶은 그 무엇을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뭐라 규정하기 힘든 그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