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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축제에 가려… 제맛 잃은 청도 반시축제

나영조기자
등록일 2015-10-20 02:01 게재일 2015-10-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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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 농가 원성에도 동시 개최<bR>부속행사 밀려 고유명성 퇴색<br>“개그맨 저들만의 잔치 전락” <br>지역민들, 예산낭비 등 질책

【청도】 청도군이 의욕을 보이면서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개최한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과 청도반시축제가 청도 농민들의 외면을 당하면서 `코미디인들 저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청도군은 당초부터 감 농사 농민들의 불만과 원성을 무시하고 코미디축제와 청도반시 축제 동시 개최를 끝까지 강화했다.

명품 청도반시 축제가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의 부속 행사로 밀리면서 지역 농민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그나마 젊은이들이 많아 보러온 웃찾사 코너를 제외하고는 세계코미디축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으면서 막을 내렸다.

지난해 청도반시축제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청도군민들과 농민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그런데 청도군이 8억여원의 많은 예산을 추가로 들여 코미디축제를 반시축제와 동시에 열면서 반시축제의 명성과 의미를 퇴색시켰고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도읍 A씨는 “지난해 반시축제는 농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활기찬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는 행사장에 `코아페 스텝`이란 진행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많이 보여 개그맨 저들만의 잔치로 비쳐져 농촌 지역에는 맞지 않는 컨셉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축제는 지역 특성을 가져야 하는데 `부코페`라고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부산에서 몇 년째 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코아페`는 이 축제와 비슷한 성격으로 독창성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대구에서 온 B씨는 “지난해 축제에 참가했는데 그때는 온 천지가 붉은 감으로 물들고 축제장에도 감천지여서 기억에 많이 남아 올해도 찾아왔는데 반시와 관련된 이벤트는 별로 없고 코미디축제 공연은 도시의 소극장에서 보는 공연들로 반시축제의 특성이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청도군은 올해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과 반시축제에 4일 동안 36만여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갔다고 발표했지만 반시축제 관계자들은 고개를 저으면서 공연에 치중된 행사 진행과 주먹구구식 통계 발표로 행정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고 반시 매출량은 지난해 3일간 축제한 것으로 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코미디페스티벌은 부산지역에서 시행한 축제로 청도군은 검토도 없이 전국 최초 세계코미디축제라고 홍보하면서 청도반시 축제와 동시에 개최해 농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청도군 축제 담당자는 “전국 최초 세계코미디축제로 알고 있다. 축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됐으며 미흡한 점은 다음 축제에 보완해 추진토록 하겠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되풀이했다.

청도반시축제추진위원회와 농민단체 관계자는 “청도군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행사를 하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일방적 계획대로 따르다 보니 명품 반시축제가 코미디축제의 반시판매장 부스가 돼 서글프다”며 “반시축제 프로그램 속에 웃찾사나 개그콘서트를 초청하면 되는데 모든 기획이 코미디축제에 비중을 두고 진행돼 쓸데없이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되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나영조기자

kpgma@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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