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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5-10-19 02:01 게재일 2015-10-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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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 형
송홧가루 노랗게

버무려진

산 꿩 소리

한 입 베어 물고

새벽 산 오르다

입 안 가득

메아리치던

그 이름 삼키리

꾸역 꾸역

씹어보지만

첫 산모룽이

돌기도 전에

참았던 너를

꺼이

꺼이

뱉고 만다

지금은 조금 떨어진 곳의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주형 선생님의 시다. 몇 해 전 지역의 중학교에 근무하면서 겪은 일을 시로 표현한 감동적인 작품이다. 등굣길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사랑하는 제자의 아픔을 함께하면서 쾌유를 위해 시인의 헌신적이고 치열한 애씀을 곁에서 보아온 필자로서는 이 시 몇 줄이 가슴에 깊이 스며든다. 시 전편에 스민 제자 사랑의 마음에 거수경례를 하고 싶은 아침이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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