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북부지역 8개 시·군 176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이날 현재 30.3%로, 평년(75.4%)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경천저수지(저수량 2천822만t)의 경우 축조 25년 만에 최저 저수량을 보이고 있고, 안동댐 33.2%, 임하댐 31.9% 등 북부지역 댐 역시 저수율 역시 평년의 50~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들어 경북 북부 지역의 강수량은 340~570㎜로 예년의 30~50%에 불과해 상주와 봉화 등 4개 마을 주민 487명은 운반급수를 받고 있으며, 북부 대부분 지역이 물 부족으로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말라죽는 피해가 우려된다.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정부가 역대 최악 수준인 가뭄 해소를 위해 4대강에 저장된 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해 관심을 끌고있다.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4대강 사업은 하상계수가 높은 4대강 바닥을 준설하고 16개의 보를 건설해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최종 단계인 지류·지천 정비사업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가뭄이 극심하자 정부가 저수지 준설과 대체 수자원 개발비를 추가 투입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와 관련, “항구적 가뭄 예방과 수자원 대책으로, 보·저수지의 연계 운영을 현행 4대강에서 12개 하천으로 확대해 신규 수자원을 확보하고, 지하댐 등 대체 수자원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역시 이날 `가뭄 장기화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관련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생활용수 공급과 내년도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선제적 가뭄대응 대책마련에 나섰다.
최근 몇년새 한반도의 가뭄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은 엘니뇨현상때문이다.
엘니뇨 현상은 남아메리카 대륙 서쪽 해안으로부터 중앙 태평양에 이르는 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넓은 범위에서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동태평양에서 상승 기류가 나타나 중남미 지역에 폭우나 홍수가 발생하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가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올해는 미국 기상당국이 20년이래 가장 강력한 슈퍼엘니뇨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럴 경우 내년까지 큰 비가 내릴 가능성이 낮아 가뭄이 `국가적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 정부와 경북도가 앞장서서 가뭄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책은 물론 용수개발, 저수지 준설 등 항구적 물관리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