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울타리의 산수유꽃
흙담장 아래 코딱지꽃
부황든 들판의 보리꽃
수채구멍의 지렁이꽃
누이 얼굴의 버짐꽃
빚 독촉 아버지의 시름꽃
피는 봄밤에 몰래 집 나왔었는데
이젠 다시 살구꽃 피는
고향 그리워
평화롭기 짝이 없는 농촌 풍경 한 장을 본다. 갖가지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가난한 농촌 현실이 슬며시 비쳐 있어서 더 정겨운 작품이다. 이러한 고향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무한한 생명의 젖줄이 흐르고 사람다움의 향기가 오롯이 간직돼 있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 간절한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