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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등록일 2015-10-08 02:01 게재일 2015-10-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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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 현
그리움에 미친년

꽃댕기 은비녀

초록저고리 다홍치마

옥양목 꼬장주 훌훌 벗어던지고

은장도 하나 오로지 속살 깊이 품고

풀어헤친 머리칼 쥐어뜯으면

타는 속 부글부글 거품 물고

그리움 찾아간다

그리움에 미친년

가도가도 끝없는 칠백리

물새도 울지 않는 그믐밤

초롱불도 없이

울부짖으며 울부짖으며

그리움에 미친년

달빛도 없는 깜깜한 그믐밤 강가에 선 여자를 본다. 아니 그의 속으로 끝없이 흘러가는 흐름을 본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갈증이 깊어져 미칠 것 같은 마음을 본다. 가도 가도 끝없이 흘러가버리는 칠백리 낙동강의 흐름은 유유한데 가 닿지도, 와서 이르지도 못하는 사람이 야속하기도 하련만 그녀는 그 어떤 원망도 하지 않는다. 그 그리움은 끝내 울부짖음이 되어 토로되는 여인의 미칠 것 같은 마음의 끝을 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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