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삼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 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화려한 색채로 그린 채색화가 아니고 묽은 먹으로 쓰윽 쓰윽 그린 풍경 한 장을 본다. 이 시의 제목처럼 이 것은 실제 그림이 아닐지 모른다. 그림의 내용이 화려한 색칠이거나 거창한 구도를 가진 그림이 아니다. 그저 편안하고 따스한 일상의 한 풍경이다. 묵묵히 하루를 함께 견디며 서서 먼 산을 같이 바라보고 고독한 하루의 시간을 함께한 소의 등을 어루만져주는 할머니의 모습이다. 그 묵향이 진하게 번져오는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