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등록일 2015-10-05 02:01 게재일 2015-10-05 18면
스크랩버튼
오 승 강
물은 냄새가 없다

물은 색깔도 없다

얼음장 밑

깊은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안개 속에서

물은 흐른다

낮은 곳으로

생명이 있는 곳으로

흐르는 것이 순리라는 듯이

물은 흐른다

막힌 길은 트며

주저하지 않고

섞여드는 더러움은

스스로의 힘으로

깨끗하게 만든다

물은 흐른다

생명이 있는 곳으로

생명이 있어야 할 곳으로

물은 생명을 내포하고 있으면서 생명을 구축하고 죽음에서 생명을 회복시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물은 모든 길로 흐른다. 아니 전방향으로 어떤 여건 속에서도 흐른다. 생명의 촉수로 번져가는 것이다. 주저하지 않으며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정력을 가지고 오직 생명을 향해 생명으로 다가서는 것이다. <사진>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