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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등록일 2015-10-02 02:01 게재일 2015-10-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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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채 봉
꽃은 피었다

말없이 지는데

솔바람은 불었다가

간간이 끊어지는데

맨발로 살며시

운주사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겨드랑이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엄마 …

시인이 태어나서 엄마라는 말을 배우기 전에 그의 어머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한번도 엄마 앞에서 엄마라고 불러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가만히 운주사 누운 부처님 곁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엄마”라고 불러 보았다. 그의 눈에 가슴 속에 어머니의 인자하고 사랑스러운 얼굴과 “그래 우리 아가야”라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인은 죽어 그리도 그리던 엄마 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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