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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룰 합의가 당청갈등 부르나

등록일 2015-09-30 02:01 게재일 2015-09-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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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기간 동안 여야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방식과 관련해 합의한 내용을 두고 여당과 청와대가 본격적인 갈등양상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추석연휴인 28일 전격적으로 만나 내년 총선 공천룰과 관련,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도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내 친박계(친박근혜)는 “문 대표와 친노(친노무현)계의 손을 들어준 졸작 협상을 했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기간 중 이같이 합의한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 행사를 위한 당청간 주도권 다툼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있다.

내년 총선룰과 관련한 합의 내용은 먼저 정개특위에서 의결된 안심번호 관련한 공직선거법 개정 합의안을 처리하고,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 방안을 정개특위에서 강구하며,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선관위 주관으로 하되 일부 정당만 시행하게 될 경우 역선택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법으로 규정하도록 했다. 또 신인들을 위한 예비후보 등록기간을 선거일 전 6개월로 연장하고 예비경선 홍보물을 전 세대로 확대하며, 시민 여성 청년 장애인 등을 위한 가산점 부과에 대해 법에 근거로 두고, 불복에 대한 규제를 법으로 규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는 선거연령이나 투표시간 연장, 투·개표의 신뢰성 확보,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지역주의 정치구도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여야 대표가 도입에 합의한 `안심번호`란 정당이 당내경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을 모집하거나 여론조사를 할 때 휴대전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이동통신사업자가 임의의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제도다. 오픈프라이머리의 단점으로 지적된 역선택이나 동원선거의 문제를 보완할 제도다. 예컨대 안심번호가 도입되면 이동통신사업자는 일회용 가상번호를 부여한 유권자 명단을 정당에 제공한다. 정당은 이 번호로 유권자들에게 연락해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경선 참여 의사를 묻는 것이다. 당은 상대당 지지자를 배제한 채로 선거인단을 구성하기 때문에 역선택 문제가 해소된다. 또 선거인단 구성과정에서 유권자의 신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직력을 이용한 동원선거가 어려워진다.

양당 대표의 합의 내용은 김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 온 국민공천제를 문 대표가 수용하는 대신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내놓은 안심번호제를 통한 국민공천제 방식을 김 대표가 받아들이는 `상호 절충안`에 합의한 모양새다.

정치적 손익계산은 차치하고 장기화하고 있는 불황과 청년실업 등으로 걱정이 많은 현실을 내팽개치고 여야나 당·청이 공천주도권 다툼에 골몰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 실망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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