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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

등록일 2015-09-25 02:01 게재일 2015-09-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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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용 미
첫날 장미를 택했다

장미의 살점을 똑 똑, 뜯어냈다

하나, 둘, 셋, 넷….

떨어져나온 살점이 끔찍하게 예뻤다

잘못 두 장을 겹쳐서 뜯어낼 땐

가늘게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중략)

나만이 이 비밀을 알고 있다

넓은 정원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는 그 정원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을 것이다. 시인은 정원에 피어난 장미를 뜯어내며 정원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이면, 비밀스런 것들에 눈과 귀, 마음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실상만이 전부는 아닌 법이다. 우주의 모든 존재들은 외양 외에 더 깊고 아름다운 모습을 내밀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그것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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