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희 덕
웃음소리 같기도 하고 박수소리 같기도 한
그 소리들은 무슨 냄새처럼 나를 숲으로 불러들인다
그러나 어둠으로 꽉 찬 가을숲에서
밤새 제 열매를 던지고 있는 그의 얼굴을
끝내 보지 않아도 좋으리
그가 던진 말 몇 개가
걸어가던 내 복숭아뼈쯤에
탁…. 굴러와 박혔으니
가을숲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다고, 그 소리는 웃음소리 같기도 하고 박수소리 같기도 하다는 시인은 환하게 귀를 열고 있다. 아니 마음의 귀를 기울이고 있으리라. 가을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성숙에 이르른 소리다. 겨울, 봄, 여름으로 이어져온 숲의 생태는 시리고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견디고 이기고 이뤄어낸 성취의 시간들이 열매 맺어진 시간이리라. 시인은 이런 가을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