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태 일
길은 산뿌리까지 가서 끝을 둘로 갈랐다
말똥게 구멍이 머금은 건 날물인가
굴 껍질에 올라앉은 볕살이 희다
보리누름 자란바다 감상이 들고
푸른빛 단청 하늘엔
상날상날 배추나비
배 끊긴 솔섬에선
때 아닌 울닭 소리
보리가 누렇게 익어갈 즈음을 보리누름이라 부른다. 양력 유월 초순의 초여름햇살 아래 펼쳐진 솔섬 바다의 풍경 속으로 독자들을 들게하고 있다. 이 땅 어느 바닷가나 섬의 풍경이 이렇게 평화롭지 않겠는가. 시인은 푸른빛 단청 하늘과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배추나비가 자아내는 기막힌 그림 한 장을 우리에게 건내주고 있다. 푸른 평화경이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