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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이 흔들리는 공직사회

등록일 2015-09-16 02:01 게재일 2015-09-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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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 인사행정이 형평성을 잃고 있다. 본청에는 인력이 넘쳐나는데, 구청과 읍면동에는 직원이 모자라 행정 업무와 민원처리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제222회 포항시의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가 지적됐다. 지난 8월에 단행된 포항시 인사는 본청 위주의 직원 배치, 읍면동·구청직원의 결원, 신규직원의 읍면동 배치 등으로 행정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읍면동에는 총 72명이 결원되었는데, 시청은 11명이 초과됐다고 한다. 또 읍면동에는 신규직원이 주로 배치되기 때문에 이들이 숙달되려면 최소 서너달은 걸려야 하니, 일선 행정업무 차질은 불가피하다.

경북도가 최근 군위군에 대해 2012년 5월부터 최근까지의 업무를 종합감사한 결과 7급 공무원 A씨는 매달 2차례씩 모두 36차례에 걸쳐 허위 출장 품의 서류로 결재받아 여비 72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했고, A씨를 포함한 3명은 76차례에 걸쳐 출장여비 152만원을 부당하게 타냈다. 군위군은 또 행정 5급을 다른 기관에 파견한 것을 승진요인으로 간주, 도지사 승인도 없이 6급을 5급으로 승진시켰다. 또 배수로 정비공사 등 수의계약 대상자를 선정하면서 영업정지 기간 중인 업체와 3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상주 공검못과 제천 의림지와 김제 벽골제는 2000년전 원삼국시대부터 있어온 `문화재급`유적이다. 상주 공검못은 흔히 `공갈못`으로 발음되는데, 민요에도 등장한다. “상주 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연밥 줄밥 내 따줄게/내 품에 잠 자다오”라는 노랫말에서 보이듯이 공검못은 예로부터 연꽃이 유명했고, 근래까지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지금은 도처에 연꽃단지가 있어서 희소가치가 없어졌지만, 그 명성만은 아직 높다.

이 공검못 연꽃이 공무원들의 실수로 고사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연못 가운데로 탐방로를 조성하면서 연꽃의 생태계를 교란시켰던 것이다. 경주 안압지 연꽃단지는 탐방로 곳곳에 수로를 만들어 물이 균형 있게 퍼지도록 했는데, 상주시는 그런 조치가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연꽃이 점점 사라져갔다. 또 환경부가 공검지와 주변 농경지를 `내륙습지`로 지정하면서 `습지보전법`에 따라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어 관리가 더 부실해지고, 그 결과 연꽃 개체수가 줄고, 갈대나 부들이 무성해졌다.

결국 “국가습지에서 해제해서 제대로 관리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시 관계자는 “탐방로를 없애고 수문을 고쳐 수위를 유지시켜 본래 모습으로 돌려놓기로 했다”며 내년에 예산 1억5천만원 정도를 편성할 예정이라 했다. 돈 들여서 탐방로 만들었다가 연꽃 죽이고, 다시 돈들여 탐방로 없애는 이 주먹구구 행정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시민혈세 낭비에 대해서는 철저한 문책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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