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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산업발전 숨은 동반자, 지역민 생명의 등불 되다

김락현기자
등록일 2015-09-09 02:01 게재일 2015-09-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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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정형외과팀이 응급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제공

구미지역 최초의 종합병원인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순천향병원은 구미 공단과 그 역사를 함께했다. 1970년대 구미공단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 전초지로서 전국 각지에서 근로자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구미공단은 대한민국 최대 산업단지였지만 마땅한 병원 하나 없어 산업재해로 근로자들이 아까운 목숨까지 잃는 일이 빚어졌다. 이에 김종필 총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석조 박사에게 병원의 필요성을 제안해 만들어진 것이 구미병원의 모태가 되었다. 이후 1979년 9월 삭막한 공단 벌판위에 경북 서북부 지역 최대의 종합병원, 250병상의 규모로 구미수출 산업공단 중심부에 `구미순천향병원`이 탄생했다. 당시 의료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이곳에 종합병원의 출현은 사람들에게 병원을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랑거리가 될 만큼의 큰 이슈였다.

등록환자 120만·신생아 출생 9만명 등

30여년간 보기드문 의료기록 세워

진료분야 세분화로 서비스 수준 제고

학대아동 지원 등 의료봉사도 앞장서 와

□ 환자 권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순천향`

생명 그 하나만을 위해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인술을 펼치겠다는 順天鄕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민과 함께한지 올해로 36년이 됐다. 지역 최초의 종합병원이라는 명성으로 공단근로자의 건강관리와 지역민의 보건향상에 기여한다는 자랑과 긍지로 지금껏 노력하는 병원, 신뢰받는 병원, 만족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의학연구, 일반진료, 영세민구호사업, 공단근로자 건강관리를 중심으로 의료혜택의 균점을 기해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3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역민과 함께하는 중추적인 의료기관으로 성장해 병원등록환자 120만명, 신생아 출생 9만명 등 지역 병원으로서는 보기 드문 의료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IMF를 겪으며 구미병원도 위기를 맞았다. 섬유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고 도산하는 기업이 늘면서 그 여파가 병원까지 업습한 것이다.

모두가 힘든 이때 순천향 구미병원 직원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았다. 토요일 오후 진료, 일요일 오전 진료를 실시하고, 실직자들을 위한 진료혜택제도를 마련해 順天鄕 정신을 이어갔다. 직원들의 이러한 노력으로 순천향 구미병원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역 최대 종합병원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 MDCT 최첨단 장비
▲ MDCT 최첨단 장비

□ 심혈관·뇌혈관센터 등 특성화센터 운영

순천향 구미병원은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위해 각 센터별 특성화와 진료부문의 전문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의료팀으로 구성된 응급의료센터와 병의 조기진단을 위한 암검진·성인병검진·종합검진이 가능한 종합건강증진센터, 소화기질환의 검사와 치료가 가능한 소화기내시경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또 지역 유일의 뇌신경질환센터를 개설해 뇌졸중, 뇌출혈, 뇌경색, 간질 등과 같은 뇌신경질환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경험과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진료를 통한 우수한 치료결과로 지역내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뇌신경질환센터는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의 통합운영으로 뇌질환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면 혈관상태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더불어 내과적, 외과적, 중재적 시술에 의한 치료 중 환자의 혈관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진료부문에서는 정형외과 고관절관절경클리닉, 스포츠의학클리닉과 직업환경의학과의 직업병진료, 소아청소년과의 소아심장클리닉, 알러지클리닉 등 교수별로 전문진료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어 보다 전문화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의료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도 계속 하고 있다. 암 조기진단을 목표로 디지털 혈관조영촬영장치 2대와 최신 MDCT를 가동하는 등 최첨단 장비 운영으로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뒷받침하고 있다.

▲ 직업환경의학과 의료진 기념촬영 모습.
▲ 직업환경의학과 의료진 기념촬영 모습.

□ 사회공헌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

1984년 11월 의사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단체를 창단해 매월 1회씩 의료취약지역을 찾아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당시 신원한 신경외과 교수가 초대 단장으로 봉사활동의 선봉장 역할을 했으며, 봉사단원들은 기금을 모아 불우이웃을 도왔다.

무의촌 봉사활동으로 시작된 봉사는 열악한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확대됐으며, 2001년부터는 외국인 근로자들까지 혜택을 받고 있다. `참사랑 의료봉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의료봉사단은 현재까지 390차, 총 2만9천400여명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보건교육(치아건강관리, 안과질환예방, 부인과 질환)사업과 경로위안잔치, 불우이웃 성금지원, 사랑의 무료개안술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또 의료기관 최초로 학대아동들을 대상으로 의료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햇살아이 지원센터`는 학대아동에게 진료, 수술, 심리검사 및 치료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순천향 구미병원은 이러한 다양한 봉사활동 등으로 명실공히 사회공헌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터뷰
박경래 병원장 병원 품격은 의료진·직원들이 결정

`소통의 창구` 활짝 열어 함께할 터

“저와 직원들의 작은 변화가 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박경래(52·사진) 순천향 구미병원장의 말이다.

박 병원장은 지난 3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병원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됐다. 그가 이처럼 젊은 나이에 병원장이라는 큰 직책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구미병원에서만 20여년을 근무한 배테랑이기 때문이다.

박 병원장은 소위 `말단`부터 시작해 수련부장, 진료부장, QI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병원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순천향병원은 그의 이러한 경력이 의사,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신속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병원장으로 임명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박 병원장의 취임으로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박 병원장은 갑작스런 변화에 앞서 직원 개개인의 `작은 변화`를 강조했다.

박 병원장은 “큰 혁신도 결국 작은 변화가 모여 이뤄진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급격한 변화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이제 다시 한 번 숨고르기를 하며 병원의 내실을 다질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병원의 품격을 결정하는 것은 잘 지어진 건물이나 최첨단 의료장비가 아니라 의료진과 직원들”이라며 “환자를 대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스스로 환자들을 위해 변화하려고 노력한다면 병원이란 큰 조직도 그에 따라 변화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병원장은 이 작은 변화를 위해 될 수 있는 한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질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노력에도 한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그건 동료들이 자신을 어려워 한다는 점이다.

박 병원장은 “얼마 전까지 소주 한 잔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같은 직원이었다가 지금은 병원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니 어려울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전 병원장이기 이전에 구미병원을 구성하는 많은 동료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사람중심`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직원들이 자신감이 있어야 병원에 대한 자부심 역시 함께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지시를 하는 `윗사람`이 아닌 그들이 애로사항과 고충을 토로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직원들과 20년간 호흡해 온 그이기에 가능한 목표일 터였다.

`소통의 병원장` 박경래 교수가 만들어갈 따뜻한 구미병원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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