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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율·하늘길 삼중충격…미·이란 전쟁에 무너진 여행·항공·카지노주

최병일 기자
등록일 2026-04-06 14:56 게재일 2026-04-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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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 화면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중동발 전쟁의 파장이 금융시장을 넘어 한국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항공·여행·카지노 등 ‘이동과 소비’를 기반으로 한 업종이 직격탄을 맞으며 증시 하락의 중심에 서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 환율 상승, 항공 노선 불안이라는 ‘삼중 악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항공주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이후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곧바로 항공사의 비용 구조를 압박했다.  

항공업은 연료비 비중이 절대적인 산업이다. 유가 상승은 곧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주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고, 저비용항공사(LCC)는 최대 30% 이상 급락하는 등 충격이 더 컸다. 전쟁의 여파로 주가도 빠졌다. 

문제는 단순한 유가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이중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항공사는 달러로 연료를 구매한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같은 유가에서도 실제 비용은 더 커진다. 시장에서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구조가 항공업에는 최악의 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은 단순히 비용만 올리지 않는다. 여행 자체를 위축시킨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항공 노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장거리 여행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고가 소비층의 움직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중동 관광객은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 규모가 큰 ‘고부가 관광객’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의 방한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관광·호텔·면세 산업까지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료 상승과 지정학적 불안이 결합되면 장거리 여행부터 먼저 꺼진다”고 진단한다.

카지노 업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VIP 고객 의존도가 높은데, 중동 고객은 비중은 작지만 1인당 소비 규모가 매우 큰 핵심 고객층이다. 이들이 줄어들 경우 매출 타격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특히 의료관광과 결합된 장기 체류형 수요가 줄어들 경우, 카지노뿐 아니라 호텔·레지던스·면세점까지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시장 불안은 단기 이슈를 넘어 구조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단기 충돌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장기화 가능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같은 ‘에너지 공급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고유가·고물가·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된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전쟁이 끝나면 가장 빨리 반등하는 업종도 여행과 항공이지만, 지금은 그 반대 상황”이라며 “지금 시장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가 만든 구조적 하락 국면의 초입일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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