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8개월 남았는데, 여야는 아직도…<BR>오늘 새정연·내일 새누리 의총, 선거제 입장정리<BR>정개특위 활동시한 이달말 종료 앞두고도<BR> 선거구획정 기준조차 못 정하고 갈팡질팡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관련 제도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총선 예비주자들로선 안갯속 형국이다.
하지만 여야가 이번 주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 및 공천제도를 둘러싼 각 당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국민공천제라고 명명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당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지역주의 해소를 명분으로 현행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를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5일 새누리당에 권역별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 `빅딜`을 제안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민공천제는 “다른 제도와 맞바꿀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며 빅딜 제안을 거부하면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우리 실정에 맞는 안으로 조정하는 논의를 정개특위에서 하자”고 역제안했다.
김 대표로선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돼도 여당엔 실익이 적다고 판단, 정개특위에 공을 넘김으로써 여야 대표 차원의 논의를 피해가려는 계산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문 대표는 정개특위에 협상을 맡길 경우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보고 김 대표를 협상테이블에 앉혀 결단을 유도함으로써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관철하겠다는 셈법이다.
새누리당(11일)과 새정치연합(10일)이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 및 공천제도를 둘러싼 각 당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각 당이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의총 결의를 토대로 여야가 국회 정개특위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논의하더라도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비율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중앙선관위 제안대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비율을 2대1을 주장, 지역구수를 현행 246명에서 20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현행 5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역구를 줄여서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은 국민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5개월 활동시한으로 출범한 국회 정개특위도 여야간 견해차로 허송세월만하다가 이달말 활동종료 시한을 눈앞에 두게 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위는 총선 6개월 전인 오는 10월 13일까지 국회에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해야한다.
선거구획정위는 앞서 선거구획정안을 법정시한내에 국회에 제출하려면 최소한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달 13일까지는 선거구획정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9일 현재까지 선거구획정기준의 핵심요소인 선거구제 등을 놓고 여야의 입장차가 커 정개특위가 오는 13일까지 이런 기준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20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도 법정시한을 어기고 결국 선거에 임박해서 졸속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회는 20대 총선에서는 그간 반복돼 온 `게리맨더링`(특정정당 또는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불공정하게 선거구를 정하는 것) 논란을 막겠다며 선거사상 최초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독립기구인 선거구획정위를 구성했다. 그러나 선거구획정기준이라는 가이드라인이 늦어지면서 또다시 선거구 획정이 당리당략의 볼모로 잡히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