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서에 이만큼 잘 맞는 작품은 없죠”
오는 15일 개막하는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에서 주인공 `진호` 역을 맡아 오랜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오는 배우 이덕화는 6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불효자는 웁니다`는 1998년 초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3천500석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악극 붐을 몰고 온 작품이다.
초연에서 자신의 출세를 위해 평생 아들만을 바라보던 어머니를 외면한 채 살아가는 불효자 아들 역을 맡았던 이덕화는 17년 만에 다시 한번 같은 역할을 맡게 됐다.
올해 63세인 이덕화는 “가장 어려운 장면은 대학교 입학하는 장면”이라며 “TV나영화라면 못할 텐데 연극이어서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역할을 할 때는 일단 가발이 달라집니다.(웃음) 짧은 머리를 쓰죠. 극장에서 가까이에서 보시는 분들은 `풀샷`으로, 조금 뒷자리에서 보시는 분들은 `롱샷`으로 보시는 셈이 되는데, 목소리는 못 속이잖아요. 그 대목에서 조금 웃길 겁니다.(하하)”이번 공연에는 초연 때도 함께한 박준규도 나온다. 국악인 오정해와 배우 김영옥도 각각 옛 애인과 어머니로 나와 호흡을 맞춘다. 이홍렬은 변사로 가세했다.
올해 78세인 김영옥은 “무대에 오르고 싶어 욕심을 냈다”며 “거의 15년만에 서는 무대인데, 감회가 남다르고 겁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TV에서야 대사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겠지만 무대는 종합예술이고 바로 보여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할 수가 없다”며 “마지막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홍렬은 “30대에 TV에서 `변사` 역할로 신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에 다시 변사를맡게 돼 가슴 벅차다. 대본을 보는 순간 완전히 나를 위해 쓴 것이라고 생각했다”며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재공연을 기획한 정철 프로듀서는 “최근 20년간 우리 공연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지만 거의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중심으로 바뀌고 마당놀이, 악극 등 우리의 정서를 담은 공연은 없어진 것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광복 70주년인데 우리 경제 성장의 주역이었던 50~70대 분들을 문화적으로 소외시키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에 이번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우리의 공연, 콘텐츠가 다시 한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