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이 끝나자 선조(김태우 분)에게 토사구팽당한 서애 류성룡(김상중)은 자신의 파직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 땅의 전란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파직 후 안동으로 내려가 임진왜란 7년의 참사를 돌아보며 `징비록`을 완성한 류성룡은 조선이 훗날을 대비하며 반성하기를 바랐지만, 욕심과 아집 속 반복된 당쟁은 비극의 역사를 현재 진행형으로 만들었다.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이 2일 50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월14일 10.5%로 출발한 `징비록`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2.3%로 집계됐다.
50부 평균 시청률은 11.2%였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은 13.8%(4월26일)로 나타났다.
`징비록`은 지난해 안방극장에 파란을 일으킨 `정도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지만, 조선 건국이라는 활기찬 소재와 달리 실패의 역사인 임진왜란의이야기는 시청자에게 `흥`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극적인 사건은 이어졌지만 임진왜란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실패와 무능, 책임 회피와 시기 등이라 보는 이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할 허구를 가미하지 않은 채 정사를 토대로 만들어진 `징비록`은 임진왜란 발발 직전부터 이순신의 노량해전까지를 성실하게 조명했지만 흥행 면에서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김태우가 그린 치졸하고 무기력한 선조 캐릭터가 시청자 사이에 `발암 선조`라는 별명과 함께 회자하고, 김상중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강직한 류성룡 연기 덕에 `징비록`은 평균 시청률 11.2%로 기본 이상은 했다. 임진왜란의 실패를 담담하게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