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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신당 창당인가

등록일 2015-07-20 02:01 게재일 2015-07-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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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신당 창당설이 여러 갈래로 제기되고 있다. 여당의 친박과 비박의 갈등은 유승민 원내 대표의 사퇴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새정연의 친노와 비노의 갈등은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새정연은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비난하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이미 탈당하여 광주보선에서 당선되어 정치적 생명을 회복한 천정배 의원은 신당 창당을 가장 먼저 선언하고 사람을 모으고 있다. 정대철 고문도 새정연에는 탈당할 의원이 20여명이나 된다고 탈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 신당 파들이 모두 같은 배를 탈지 다른 배를 탈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신당 창당의 시나리오는 이미 여러 갈래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DJP 연합이라는 3당 합당과 같은 여야진영을 뛰어 넘는 합당의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다. 플랜 A는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비박과 박지원으로 대표되는 비노가 합쳐서 창당하는 모형이다. 여당의 좌 클릭과 야당의 우 클릭으로 하나의 중도 신당을 창당하는 모형이다. 정치판의 큰 지각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다. 플랜 B는 친박과 비노가 합치는 경우인데 이것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 플랜 C는 친박과 친 DJ가 합치는 정계 개편 형 신당 창당 모형이다. 이미 한광옥, 한화갑, 김경재 등 친 DJ 인사가 박근혜 정부에 몸을 담고 협조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이번 신당 창당의 주역과 범주는 야권의 분열에 의한 신당 창당일 것이다. 그러므로 신당은 새정연 지도부에 불만을 가진 개별 인사들의 호남 발 신당이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새정연에서 이탈하려는 비노, 친 DJ 세력과 새정연의 중도 세력이 규합하여 창당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면 새정연의 당 헤게모니 경쟁에서 패배한 비노, 비주류 세력의 결집이라고 볼 수 있다. 정대철 고문, 박주선, 천정배 의원이 앞장서고 있지만 이들 간의 통합도 쉽지 않을 듯하다. 여기에는 과거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호남 정치인들이 일부 참여할 것이지만 대부분 올드 보이들이 주축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신당이 과연 국민적인 지지를 얻어 성공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신당은 결국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먼저 역대 신당 창당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과거 국민적인 인기가 있었던 박찬종, 정주영 이인제, 안철수의 신당 창당도 대선의 실패 후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둘째, 신당 창당 과정에는 뚜렷한 정치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얼른 눈에 띄는 지도자가 없다. 혹자는 신당은 집단적 리더십으로 대체 한다지만 그것 역시 현실성이 부족한 논리이다. 셋째, 신당의 정치 이념적 성향을 새로운 중도 진보를 표방하겠지만 이는 새정연과 구별되지 않고 정당의 정체성만 혼란시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도 신당은 공동의 적도 없고 공동의 이해관계를 공유하지 못하여 성공할 확률이 낮다.

그렇다면 신당 창당은 누구를 위한 창당인가. 내년 총선을 앞 둔 시점에서 집권 여당으로서는 은근히 신당 창당을 기대하고 환영할지 모른다. 신당 창당이 성공하려면 정치적 명분이 분명하고 국민적 지지라는 변수가 잘 조합되어야 한다. 신당 창당의 명분이 겉으로는 새로운 중도 진보 정치 세력의 집결이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일반 여론도 야당에 대한 실망은 크지만 신당의 창당을 대안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결국 누구를 위한 신당 창당이냐 했을 때 결국 야권의 정치인들의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에 자신의 공천 여부가 정치적 생명이 걸려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창당의 이유를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없다면 그들의 창당 노력을 새정연의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헌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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