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양상이었다. 친박계는 즉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고 비박계는 20여 명의 의원들이 원내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민심도 갈렸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원내대표 사퇴에 대한 찬성이 45%에 이른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56%로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야당 지지층의 성원을 받는 여당 원내대표가 탄생한 것이다.
스스로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그는 원내대표 취임 이래 대통령 대선 공약 사항과 정부 정책 등에 대하여 수시로 엇박자를 놓더니,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하지 말라는 정부의 당부까지 묵살했다. 그런 그를 어떤 언론에서는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고 조명했다. 그러나 그는 선을 넘어섰다.
팔공산 `왕건 올레길`이다. 쉼터 벤치에 칠십대 중후반 노인 대여섯 명이 앉거나 둘러선 채로 설왕설래하고 있다. 점차 톤이 높아지고 격앙되더니 “분수를 모르는 자, 숙맥불변(菽麥不辨)인 자”로 의견이 모아진다. 여당 원내대표를 질타하는 목소리들이다. 대구의 동구, 여기는 그의 지역구다.
이카로스(Icaros)는 그리스의 신화 속 인물이다. 그는 미노스의 미궁에 갇혀 있다가 명장(名匠)인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이어 붙여 만든 날개로 하늘을 날아올라 크레타섬을 탈출하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밀랍이 녹아내려 날개가 해체되면서 에게해에 떨어져 죽었다.
그의 부상(浮上)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대구 동구 지역구에서의 정치적 생명을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대다수의 여론이 그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아마도 그는 새정치연합의 지지층 쪽으로 정치 영역을 변경해야만 될 것 같다.
/眞易 전병덕(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