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재배방식·작업과정<Br>완제품 비싼데다 中 저가공세<br>재배면적·생산량 해마다 감소<br>전수자도 없어 기술 단절될 판
【안동】 안동지역 삼 재배면적이 해마다 급감하면서 안동포 생산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25일 안동포 주생산지인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일원에 대마(삼)수확이 한창이다. 지난 3월 말 파종해 약 3개월 동안 가뭄을 이겨낸 2m 이상 잘 자란 대마를 지난 23일부터 약 1주일 동안 재배농가에서 전량 수확한다.
대마잎은 수확 현장에서 모두 소각된다. 대마초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안동포를 만들기 위해 먼저 삶은 뒤 말린 대마를 껍질을 벗긴 후 베틀로 삼베를 짠다.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숙련된 농부들에 전통방식에 따라 재배되고 있다.
베고 찌는 작업이 안동포 만들기 전 과정 중에서 가장 힘든 작업이다.
대마를 낫으로 한 번에 베어야 하는 재배농가의 경험이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마를 빛깔 고운 안동포로 만들어내는 데는 사람의 손길이 수십여 번이나 거쳐야 한다.
대마를 원료로 한 안동포 제작은 경작과 수확→삼찌기→쪄낸 삼 말리기→껍질벗기기→겉껍질 훑어내기→계추리바래기(햇볕활용 표백)→삼 째기→삼 삼기→베 날기→베 매기→베 짜기→빨래→색내기 등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소규모의 대마 수확 작업에 나선 생산농 임석호씨는 “대마는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숙련된 농부들에 의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전통방식에 따라 재배해 오고 있다”며 “작업도 낫으로 한번에 베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이처럼 대마는 까다로운 재배방식과 작업 과정에다 완제품인 안동포의 높은 가격, 농촌지역의 노령화, 값싼 중국산 저가 공세 등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08년 최대 30㏊에 이르렀던 대마재배 면적은 지난해 16농가, 3ha에서 올해 12농가 1㏊도 못 미치고 있다.
안동포를 짜는 부녀자들이 고령인데다 전수받는 이도 거의 없어 제조 기술도 단절될 형편이기 때문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삼 수확에서 길쌈까지 전 과정에는 애환과 혼이 깃든 안동포는 지역 대표 특산물에다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일 정도로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안동포 활성화 사업`과 3대 문화권 전략사업의 일환인 `전통빛타래 길쌈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안동포 마을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권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