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KTX 시대` 새 관광상품 개발 시급
패러글라이딩·모노레일 성지 단양·제천 사례로 지역관광 해법을
동해안 바다 비경을 한눈에… 최적지 곤륜산 활공장 개발해야
△패러글라이딩 메카 단양군
“낙하산을 끌어 허공에 몸을 던지면 더 이상 하늘은 땅 아래서 올려다보는 곳이 아닌 최고의 놀이터로 변한다. 하늘에 오른 파일럿은 붓이 돼 파란 도화지에 선을 그으며 자유를 만끽한다. 하늘에 오른 파일럿의 귓가에는 거친 바람소리가 자극하고, 빙빙 도는 스라이럴의 재미는 더할 나위가 없다. 가끔 구름 속 산책도 서스름없이 단행한다”
패러글라이딩 파일럿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얘기다. 패러글라이딩은 말로는 형언 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 만점의 레포츠다.
2013년부터 3년 연속으로 한국의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에서 힐빙(힐링+웰빙)관광도시 부문 대상을 받은 충북 단양군은 패러글라이딩의 메카다. 다양한 숙박시설 등과 함께 국내 최고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 시키고 있다.
단양군청에 따르면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양방산과 두산에는 4곳의 활공장이 있으며, 7개의 패러글라이딩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다. 한해 이용객은 무려 6만여명을 육박하고 있다. 패러글라이딩을 탈 수 있는 최적의 바람은 물론이고 수도권과의 거리성 등으로 단양군의 패러글라이딩 산업은 번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기차를 타고 단양역에서 내린 패러글라이딩 이용객들은 업체들이 준비한 차량을 타고 곧바로 활공장으로 향할 수 있는 편의성으로 단양을 자주 찾게끔 만들고 있다. 단양군청 문화관광과 오세만 계장은 “단양 양방산 활공장은 패러글라이딩 등 항공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개발했다. 단양시가 포석을 깔았다면 지금은 개인 사업자들이 패러글라이딩 산업을 이끌면서 관광객 유치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모노레일 활성화 시킨 제천시
제천시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함께 만든 모노레일을 이용해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제천시는 지난 2006년 충북 제천시 청풍면 비봉산에 활공장을 개발, 이듬해인 2007년부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운영했다. 활공장을 벗어나 창공에 이르면 굽이치는 청풍호의 절경에 매료된다. 하지만, 단양과 달리 이곳 활공장은 패러글라이딩의 필수인 바람의 한계로 인해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일수가 많지 않았다. 제천시 관광시설팀 신영철 계장은 “패러글라이딩의 이륙에 필수인 바람의 한계로 인해 한해 200여명의 이용객들이 이 곳을 찾을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천시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함께 만든 모노레일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개발했다. 모노레일은 가파른 활공장까지 이용객과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옮기기 위한 수단이었다. 시는 패러글라이딩 이용객이 줄어들자 편도 23분이 소요, 왕복 2.9km 길이에 달하는 모노레일을 관광객을 태울 수 있는 크기로 새단장을 했다. 모노레일을 통해 비봉산 정상에 올라 청풍호의 그림 같은 절경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현재는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 계장은 “지난해 모노레일을 이용한 관광객 수는 14만명이다. 올 3월부터 현재까지 1만 천7천명이 다녀갔다. 활공장이 이제는 청풍호를 내려다 보는 새로운 관광지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7~8월 여름철 북구 흥해읍 칠포리의 칠포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로 넘쳐난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을 찾은 피서객은 11만명에 달한다. 특히, 이곳은 포항 KTX역과 25분(자가운전) 내외의 거리에 위치해 외지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올해 KTX 개통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더욱 늘어 날 전망이다. 그러나 해수욕을 제외하면 체험형 프로그램과 볼거리 부족한 상황이다. 눈 높은 외지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여기다 해수욕장 시즌이 끝나고 나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백사장은 황량하기만 하다.
KTX 포항역과 접근성이 뛰어난 칠포해수욕장을 레저문화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항공스포츠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칠포해수욕장에서 지척인 곤륜산은 동해안 바다를 배경으로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간이 활공장이 있다. 상승 기류에 몸을 실어 하늘로 치솟으면 포항시내, 포스코 등 포항 지역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영일만항과 함께 동해안의 푸르른 비경과 함께 `호랑이 꼬리`인 호미곶까지 감상할 수 있다. 여기다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칠포해수욕장의 광활한 모래사장은 초보자들도 쉽게 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 해수욕장을 찾는 초보자들조차 패러글라이딩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이곳은 전문가들만 이용할 수 있는 열악한 환경이다. 동호인들은 무거운 장비를 메고 30여분을 오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동호인들조차 발길을 돌린다. 여기다 활공장은 산 중턱에 위치, 동풍이 부는 여름철에만 비행을 즐길 수 있는 일기의 한계성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곤륜산 정상의 상황은 다르다. 산 중턱과 달리 정상에는 서풍과 동풍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민생활체육 경북패러글라이딩연합회 이능우 회장은 “곤륜산 중턱의 활공장은 여름철에만 활공이 가능한 위치다”며 “반면, 곤륜산 정상은 4계절 모두 탈 수 있는 바람이 불어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최적의 장소를 갖추고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해양을 접한 포항시는 그동안 해양스포츠에만 몰두한 것이 사실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스포츠의 확산은 지지부진하다. KTX 포항 노선 개통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관광산업의 다각화 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곤륜산 정상의 활공장과 장비를 실어 나르도록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임도가 개발될 경우, 여름철 칠포해수욕장 피서객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체험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전문가와 함께 타는 2인승 패러글라이딩으로 피서객들은 동해안의 절경을 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수욕장의 피서객이 자연스레 늘게 될 것이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피서철이 지나도 4계절 즐길 수 있는 기후 환경 조건으로 인해 전국의 패러글라이딩 파일럿들이 4계절 내내 포항을 찾게 된다.
국민생활체육 경북패러글라이딩연합회 이능우 회장은 “곤륜산 정상에 활공장이 마련된다면 포항은 새로운 패러글라이딩의 전진기로 급성장 할 것이다”며 “해양스포츠와 연계해 항공스포츠가 접목되면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항공스포츠의 성공 가능성을 내다봤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