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역뉴스에 매료<bR>하루라도 안보면 궁금해 답답
시대가 비록 인터넷, 디지털화로 급변한다해도 아날로그의 종이신문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이들이 있다. 경북매일신문을 19년째 구독하고 있는 `골수팬`이상진(56)씨와 신문기자를 꿈꾸고 있는 새내기 고교생 애독자 오은욱(18)군의 `신문사랑`얘기를 들어본다.폭설에 신문배달 안된 날
신문사 찾아 눈길서 읽기도
지역사람들 소식에 큰 관심
벌써 창간 25돌 감회 새로워
“경북매일신문은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찾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포항지역 뉴스가 많아 중앙지보다 먼저 봅니다”
경북매일신문을 19년째 구독하고 있는 애독자 이상진(56·북구 대신동 SK대리점 오삼텔레콤 대표)씨는 경북매일의 열렬한 독자이자 팬이다. 그가 경북매일과 처음 접했던 것은 지난 1995년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부터다. 당시 동빈동에 있던 경북매일 본사와 가까웠고, 사회봉사활동을 왕성하게 하던 때라 신문에 보도협조 요청도 많이 했다는 것.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일부 기자들과도 가까워 졌고, 경북매일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게 되더라는 것이다.
19년 애독자인 그와 경북매일신문간에 에피소드도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0년도 1월,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아침 사무실에 출근해 보니 경북매일신문이 배달되지 않았다는 것. 때 마침 그 날자 신문에는 자신이 회장으로 몸담고 있는 신포항로터리클럽 관련 기사가 나오는 날이었다. 폭설 때문에 일부지역에 신문이 미처 배달되지 못했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그는 사무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경북매일신문사로 달려가 1층 판매국에서 신문 몇부를 받아들고 눈길을 걸어오면서 읽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털어놨다.
그가 경북매일신문을 늘 찾게되는 이유는 살아있는 포항지역 뉴스가 그 어떤 신문보다도 많이 실려 있기 때문. 특히, 포항판에는 다양한 뉴스, 정보, 읽을거리들이 듬뿍 실려 있어 가장 눈길이 간다고 했다. 최근에 보도된 KTX포항-서울 직결선 개통 후 문제점을 다룬 기획기사, 영일만항 관련 특집보도기사 등이 신선하게 와 닿았다는 것. 그리고 본사가 포항이라서 그런지 1면에서부터 4, 5면 사회면, 문화, 체육면 등에도 포항지역 소식이 많이 실리는 것도 맘에 든다고 했다.
특히, 조기축구클럽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포항스틸러스의 관련 기사를 한줄도 빼놓지 않고 탐독한다. 포항스틸러스의 광팬이기도 한 그는 골을 넣은 수훈선수의 활약상과 소감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체육면에 신설해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회봉사활동도 많이 하는 그는 경북매일신문의 16~17면 사람들란을 가장 오래 본다. 사람들란에는 경북도내뿐 아니라 포항지역의 여러단체, 새얼굴, 동정, 봉사활동 등 다양한 기사들이 많고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진씨는 “19년째 매일 아침 경북매일신문을 보는 애독자지만 볼 때마다 늘 신선한 느낌이 든다. 하루라도 안 보면 지역 소식이 궁금해 답답할 정도”라며 “벌써 창간 25주년이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장차 기자 되는 게 꿈신문 관련 발표문 쓰기도
교육·스틸러스 기사 꼭 챙겨
지역민 투고 기사 많았으면
“신문이 구닥다리라구요? 아날로그의 편안한 느낌이 들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매체랍니다”
차세대 기자를 꿈꾸는 고교생 오은욱(18·경주고 3년)군은 `경북매일신문`의 새내기 독자층에 속한다. 그는 스마트폰과 더 친숙해 클릭만 하면 뉴스를 볼 수 있는 세대임에도, 인터넷뉴스 등 스마트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굳이 `신문읽기`를 고집하는 이유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최근 인터넷 미디어에서 쏟아지듯 생산되는 기사 중 상당수의 내용이 흥미 위주 가십과 유언비어가 많은 만큼, `신문은 그와 다른 신뢰감을 받는다`는 게 그 첫번째 이유다. “요즘 매체는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신문은 안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지면으로 글을 읽는 게 화면 속의 글을 읽는 것보다 훨씬 편안합니다”
오 군이 `경북매일신문`을 처음 접했던 것은 그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시절.
당시 학교에서 학술발표대회를 준비하며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에 관한 논문을 쓰려고 했으나, 함께 준비하던 친구 중 신문을 구독하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언론인이 되고 싶다는 학생들이 신문하나 제대로 안 읽고서 어떻게 기사를 쓰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부터 신문을 좀 읽자는 마음가짐으로 구독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신문에서 오군의 눈길이 가장 많이 가는 지면은 `교육`면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이다 보니 제일 관심 쏠리는 부분일 수밖에 없다. 특히 새로운 교육 정책에 대한 기사 같은 게 있으면 일부러 챙겨 읽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포항의 상징 중 하나인 프로축구팀 `포항스틸러스`의 관련 기사도 빠짐없이 읽는다.
그는 “스틸러스의 열혈팬이라 경기력에 관한 기사와 리그 진행에 대한 부분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가장 인상깊었던 기사는 지난 5월 28일에 나갔던 `삼시세끼서 뜬 차줌마 남자들, 부엌칼 빼들다`였다.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가 요리하는 남자인데 기사를 읽으면서 유행하는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오군은 향후 경북매일신문에 사설과 독자투고, 포토에세이처럼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지금보다 더 많이 실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가 예전 학술발표회를 준비하며 느꼈던 것 중 하나가 대부분 지역 신문들과 지역민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었다는 것.
그는 “지역 신문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독자들과 더 가깝다는 점인데, 자신이나 혹은 우리의 이야기를 더 많이 신문에 담을 수 있다면 더욱 애착을 갖고 구독하는 독자층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