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포항 3연전 첫경기 이모저모
삼성과 롯데의 포항 주중 3연전의 첫 경기가 2일 오후 포항야구장에서 열렸다.
이날 야구팬들은 삼성 이승엽의 프로야구 개인 통산 첫 400홈런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경기를 찾았다. 특히, 평소와 달리 이날 포항야구장은 오른쪽 외야 관중석부터 자리가 메워지기 시작했다.
●…우측 외야석 `인기절정`
실제로 이날 외야석 1천500개가 모두 팔렸다. 외야그린석은 좌우 각각 750개다. 반면 3루 2~3층 내야 지정석은 1천여석이 비었다. 외야석은 선수들과 가장 멀어 통상 인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판매 상황은 이례적이다. 우측 외야에 관중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은 그곳이 좌타자 이승엽(39·삼성)의 유력한 홈런존이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00홈런에 단 1개만을 남겨둔 이승엽은 전체 홈런 가운데 오른쪽 담장을 넘긴 횟수가 175개로 월등히 많다.
이처럼 경기 시작 전부터 외야석부터 매진되는 이례적인 현상은 이승엽의 400홈런 달성에 대한 야구팬들의 기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승엽 타석 때마다 긴장감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포항야구장이 들썩였다. 이승엽이 1회말 첫 타석 순서가 돌아 오자 앉아 있던 팬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이어 팬들은 일제히 `이승엽 홈런`을 외치며 400호 홈런을 염원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이승엽의 큼지막한 파울볼이 1루 관중석으로 떠오르자 팬들은 엄청난 함성과 탄성이 교차하기도 했다.
●…장외 홈런 의식한 팬들
경기장의 외야석 뿐 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팬들의 바쁜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날 외야 뒤편 주차장에도 팬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승엽의 400호 홈런을 기다렸다.
포항시민 김려욱(29)씨는 “홈런볼의 가치가 최소 1억원이라고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도 못막은 야구팬 열정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사망자와 3차 감염자가 발생해 전염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지만 야구팬들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이날 야구팬들은 메르스를 의식한 듯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관람하며 팀을 응원했다.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이혜인(21·여)씨는 “최근 메르스 확산 때문에 외출을 꺼리고 있지만 롯데를 응원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야구장을 찾게 됐다”면서 “롯데 팬이지만 이승엽의 홈런도 함께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사라진 잠자리채
2003년 이승엽이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56개)에 도전할 때 잠자리채를 들고 구름처럼 모여들었던 진풍경은 사라졌다. 12년전, 이승엽이 가는 곳 마다 홈런공을 잡기 위해 `잠자리채 물결`이 넘쳤지만 이날은 볼 수 없었다. 팬들은 잠자리채를 들고 홈런볼을 잡고 싶었지만 KBO가 이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구장 내 안전규정(SAFE 캠페인)에 따라 1m 이상 물건 반입이 금지됐다. 포항시민 김모(40)씨는 “이승엽이 아시아 최다 홈런을 앞뒀을 때도 잠자리채를 들고 다녔는데, 오늘은 규정에 따라 잠자리채를 집에 놔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