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확진환자 수용에 시민들 야외활동 자제<BR>지역 여행사 “관광도시에 날벼락같은 소식”
`메르스(MERS)`여파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둔 지역 관광산업과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세월호 참사로 인해 관광·유통업계가 장기간 어려움을 겪었고, 올해는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계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며칠 전 경주에도 격리 수용 중인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있다는 사실이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인근 지역에서도 야외활동 등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술렁거리고 있어 관광분야에 타격이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환율과 엔저 리스크로 발목잡힌 수출 및 올해 예고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2분기 경기 전망 역시 어두워 이번 메르스 사태가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경우 장기 불황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때 국내에 신종플루가 창궐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바 있다. 당시 국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나타난 이후 약 5개월 만에 5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한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또한 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은 대부분 취소됐었고, 스포츠경기, 관광지, 대형상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한산했고 경기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포항시민 K모씨는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메르스 확진 환자 수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불안감이 커져 아이 체험학습도 지금 보내지 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며 “신종플루 때처럼 당분간 사람이 많이 모이거나 북적대는 곳은 안가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자 지역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아직까지 3차 감염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추후 확산·진정 여부에 따라 사회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포항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단체모임, 수학여행 등이 대거 취소되는 바람에 여행사는 물론 숙박, 음식점 등 관련된 모든 업종이 큰 타격을 입었고 올해는 좀 나아졌었는데 휴가철을 앞두고 이런 일이 또 벌어졌다”며 “특히 경주나 울릉 등 관광도시에는 날벼락 같은 소식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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