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이 만들어져 있다. 가정은 늘 행복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날들을 만들어 의미를 되새기는 게 아닌가 싶다.
가정은 혈연관계의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조직체이다. 가정에서부터 직장, 회사, 정치, 경제, 시민, 노동, 문화사회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기초로 하는 전체 사회로 확장되어 간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무수한 갈등 구조가 존재한다. 여야와 좌우, 계파, 세대, 노사간 등 사회 이해관계 집단간의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내 편, 네 편으로 갈려 서로 반목하고 심지어 온갖 저주와 악담을 쏟아내는 혼란스런 사회를 살고 있다.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 역시 마찬가지이다. 젊은 세대들의 결혼포기와 이혼율 증가 등 가정 해체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부부의 인연으로 이뤄지는 가정이 항상 대화가 있고 서로 소통하며 원만한 관계가 이어질 것 같지만 의외로 그런 가정이 드문 것 같다. 통계 수치를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해체된 가정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내 주변에도 동창, 선후배 중에 온전하게 가정을 유지하는 것보다 깨어진 가정이 훨씬 더 많은 현실이다.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정은 건강한 사회를 지탱해주는 튼튼한 뿌리이다. 가정해체나 가정파탄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말과 통한다. 사회전체적인 갈등 구조 해결에 앞서 건강한 가정을 회복하는 일이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가정이나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갈등 구조는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던 때부터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한결같이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강조하고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며 한 마지막말은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소서”였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의 가르침은 용서와 사랑이였다. 성경은 관용의 학습을 가르치고 있다. 관용은 이웃의 허물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덮는 것이고 관용의 실천은 용서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불교의 가르침은 자비의 힘을 강조한다. 자비는 자신보다 남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동물과 다른 점은 학습을 통해 사회성을 배우고 질서를 지킬 줄 안다는 점이다.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지속적으로 이기심을 억제하고 배려와 양보를 학습하며 사회성을 길러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런 사회성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되고 학교 교육과 사회활동 등을 통해 완전한 인격체를 완성시켜 간다. 건강한 가정을 회복하는 일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인 것이다.
그렇지만 건강한 가정을 지켜가는 일도 그리 쉽지 않다. 부부간, 고부간, 부모 자식 등 수 많은 갈등이 반복적으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끝내는 가정파탄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서도 이해와 배려의 원리가 작동된다. 다양성의 이치를 이해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결혼은 화성인과 금성인의 만남이다. 자라온 가정환경과 문화가 다르고 입맛이 다르고, 취미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다. 부부는 애초부터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매사 싸울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나와 다르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차이일 뿐이다. 대부분 가정이 나와 다르니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으로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인 변화를 강요하게 되면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상대에게 바라지 말고 내 것을 내어 주겠다고 마음만 바꾸면 된다. 건강한 가정이 회복되면 올바른 인성의 자녀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 조성의 기틀을 닦는 일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건강한 가정 회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