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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의 `북한 급변설`이 흥미롭다

등록일 2015-05-11 02:01 게재일 2015-05-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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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최근 북한의 급격한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김정은의 북한이 과거 중국의 등소평 시대 보다 빠르게 변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홍콩에서 CNN과 가진 한 인터뷰에서 “할 수만 있다면 가진 돈 전부를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와 홍콩에 거주하면서 동양적 전통과 가치를 선호하고 있다. 그는 이미 2012년 북한에서 발행한 금화를 대거 매입했으며, 지난 1월에도 북한의 미래를 낙관한 적이 있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남북통일이 머지않아 가능하다`고 언급하여 우리의 흥미를 끌고 있다.

로저스는 1942년에 미국에서 출생하였다.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1969 퀀텀 펀드를 설립하여 많은 부를 축적하여 세계적 투자의 귀재가 되었다. 현재 로저스 홀딩스의 회장인 그의 이러한 예측은 타당성이 있는가.

로저스의 이러한 발상이 기발한 착상인지 잘못된 착각인지는 현재로서는 분별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무책임한 정치 선동가도 아니고, 국제 정세와 글로벌 경제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여 투자하는 전문가이기에 그의 주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현재 까지 그는 그 나름의 비범한 방식의 투자를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였기에 그의 예측은 맞을 수 도 있다. 국제 정세를 예측하고 글로벌 경제를 읽고 분석하는 그의 입장이 국제 정치학자들의 이론이나 입장보다 때로는 앞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북한 김정은이 급격한 변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로저스의 주장 근거를 몇 가지 추론해 보기로 한다. 최고 통치권자의 명령이 법이 되는 북한체제에서 김정은의 스위스 베른의 2년 유학 경험은 그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의 서구의 풍요로운 경험이 평양의 놀이 공원, 수영장 개장, 마식령 스키장의 건설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북한의 궁핍한 경제 사정과는 달리 `인민을 위한 복지 사업`이 가능했던 것은 최고 통치자의 명령 때문이다. 그는 선대와 달리 커플 시계를 차고, 팝콘과 담배를 즐기고, 부부 동반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그는 경비행기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도 공개하고, 고소 공포증으로 열차에만 의존하는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비행기 여행을 즐기고 있다. 북한 김정은의 이러한 변화된 행태는 정책 변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 로저스는 이를 북한 체제의 변화 조짐으로 판단했을지 모른다.

경제 분석가인 로저스는 북한의 급변을 북한 경제의 투자 여건에서 분석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 땅에는 미개발의 지하자원이 많고 아직도 희토류뿐 아니라 마그네사이트 등 대량 매장되어 있다. 사실 북한은 그들의 합영 법에 따라 외국의 투자만 잘 유치하면 그들의 넉넉한 노동력도 경제 발전의 엔진이 될 수도 있다. 개성 공단이 10개 정도로 확대되면 북한의 변화는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북한의 생산물은 확대일로에 있는 300여개 북한 시장 뿐 아니라 인접 중국과 러시아의 거대 시장으로 수출도 가능하다. 북한은 대륙 철도만 유럽으로 연결되면 그 수송비용은 반감되고, 수송 속도는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동북아의 물류와 금융 허브로 태어 날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그의 부친 김정일도 북한 경제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다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30대 초반의 김정은은 그의 권력의 안정 장치만 확고하다면 과감한 정책 변화를 시도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급변과정에서 북한 정권 붕괴라는 위험요인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것이 북한 김정은이 과감한 정책 변화를 펼 수 없는 디램마이다. 로저스의의 북한 급변 론은 이러한 문제까지 포함한 한반도 통일을 상정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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