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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의 전횡 엄단을

등록일 2015-04-23 02:01 게재일 2015-04-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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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한 명이 수십만 명을 먹여살린다”란 말은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설파한 말이다. 그래서 그동안 R&D기관에 대해서는 파격적 우대를 했고, 감사도 면제됐다. 연구기능은 이권에 관계되는 일도 아니고, 행정권을 가진 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그 순수성을 믿고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연구기관의 예산집행이 방만해서 낭비가 심하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정부가 `손보기`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R&D 연구비 비리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그 핵심은 “실시간 감시를 통해 심야와 주말 등 연구와 관련 없는 시간대에 연구비 카드를 사용하는 일, 동일 일자 카드 중복사용, 고액거래 등과 같이 비정상적인 지출로 의심되는 유형을 중심으로 감독”한다는 것이다. 연구지원비를 연구에 쓰지 않고 개인용도로 쓰는 사례가 많다는 여론에 따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리고 연구기관 관계자가 비리에 연루돼 3번 적발되면 `3진아웃제`를 적용, 10년간 국가 R&D사업에 참여할 수 없고, 학생 인건비를 유용한 연구자는 5년간 R&D 참여를 제한키로 했다. 또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비리에 연루된 직원을 공무원에 준해 징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토록 독려할 계획이다. 연구 개발 기관이라 해서 간섭하지 않았던 그동안의 관행을 이제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포항에는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과 포항테크노파크 등 2개의 출연기관이 있고, 지능로봇연구원과 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 등 다수의 지원기관이 있다. 이런 연구개발 기관에 대해서는 그동안 불가침영역 처럼 대우하며 감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나, 지금의 나라사정이 `마른 수건 또 짜야 하는`지경이라, 연구기관의 방만경영과 예산낭비를 감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최근 POMIA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는데, 소문대로 경영층의 예산낭비가 극심했다. 불법 비리가 자행돼 왔음이 밝혀진 것이다. 원장은 규정에도 없는 직책수당, 하계휴가비, 점심식대 등 수당을 마음대로 만들어 예산을 낭비했고, 직원 공개채용 원칙을 무시하면서 원장이 전횡을 했으며, 원장과 본부장의 업무추진비는 월 200만원이 한도지만, 이를 멋대로 올려 400만원씩 받아갔다. 휴일이나 심야 같은 업무와의 관련성이 희박한 시간대에 법인 카드를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본부장은 POMIA 설치 당시부터 지금까지 8년간 재직하면서 조직관리, 인사행정, 회계·예산을 총괄하면서 전횡을 해왔다고 한다.

이 진흥원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국비, 도비, 시비, 포스코지원금 등 총 279억원을 받았는데, 이 돈은 대부분 국민혈세다. 경영층에 대해 `공무원에 준한 징계`가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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