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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동해선은 역사탐방길

등록일 2015-04-01 02:01 게재일 2015-04-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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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동해선이 우여곡절 끝에 개통을 보았다. 개통 예정일 발표에 혼선을 빚었고, 정식 개통 전 임시운행 계획을 발표했으나, `매표 창구 직원도 모르는 깜깜이 홍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소통 부재를 보였다. 또 `깜깜이 행정`으로 불안감을 돋궜다. 결함 논란이 있는 신형차량 투입 여부를 놓고 국토부와 코레일이 각각 다른 말을 하기도 했다. `동해안 교통의 혁명`이라 불려지는 KTX 개통이어서 그만큼 파장도 컸다.

그러나 역사적 개통을 맞는 마당에 비판보다 축하의 말을 보내면서 KTX동해선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화역에서 건천 모량 경주를 거쳐 양동마을과 형산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노선에는 역사유적이 즐비하니, 승객들은 이를 살피는 일에 눈이 바쁠 것이다. `KTX동해선은 역사 탐방길`임을 실감하게 될 것이고, 이 지역이 신라천년의 핵심지역임을 알게 될 것이다. 역사서에 나타난 유적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그 한가운데로 KTX는 달려가기 때문이다.

아화역을 지나면 오봉산이 나타난다. 신라 도읍지 서라벌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인 `오봉산 부산성`을 눈앞에 두고 달리는데, 선덕여왕과 관련된 오봉산 여근곡 밑으로 열차가 지나간다. 오봉산을 지나면 곧바로 단석산이 나온다. 김유신 장군이 수도했던 신선사 석굴이 있고, 단석산의 유래가 된 단석(斷石)이 있으며, 김유신 장군의 연병장이었던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건천을 지나 단석산을 끼고 달리면 금방 금척리 고분군을 만나게 된다. 금척리는 신라 왕의 처갓곳이었으니 이 곳의 고분들은 `왕가 외척들의 분묘`라는 추정이 가능하고, 마을 이름 또한 방내(芳內) 화천(花川) 등으로 `화려한 이름`이 붙었으니, 화려한 의복 차림의 귀족 화랑들이 많이 찾은 곳이라 추정할 수 있다. 현재 금척리에는 원로 시인 구림 이근식 선생이 살고 있으며 그의 시비가 동구밖에 있다.

모량리에는 박목월 시인의 생가가 있다. 열차 오른쪽 창문으로 바라보이는 마을 윗쪽에 복원된 생가가 보인다. `북에는 김소월, 남에는 박목월`이라 할 정도로 목월은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이고, 모량리는 목월의 시에도 많이 등장하는데 `나그네`가 대표적 직품이다. 모량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멀리 경주 남산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보이는 모든 산들이 국립공원이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형산강을 끼고 조금 달리면 양동민속마을을 지나는데, 입향조 손소 선생과 중시조 손중돈 선생의 마을이고, 회재 이언적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20여분 사이에 경주지역 핵심 유적지를 다 바라보며 여행의 종착역에 당도하는 이런 `역사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은 KTX동해선 뿐이다. 열차내 방송을 통해 이런 역사강의를 해주는 것도 승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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