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노래방 등 밀집 `쌍사` <BR>市 `젊음의 거리` 지정 논란<BR>“문화테마거리 콘텐츠 부족”
포항시 남구 상대로에 테마거리로 지정된 `젊음의 거리`가 술집, 음식점이 집중된 유흥가에 위치해 당초 취지가 무색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문화테마 거리로 특성화 시키기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부재로 `테마거리`의 실효성이 떨어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지난해 남구 상대동 상대로(쌍용빌딩~수복빌딩) 일원을 테마거리인 `젊음의 거리`로 지정하고, 상징성을 나타내기 위해 예산 8천만원을 들여 진입로에 사인조형물 4개를 설치했다.
시는 서울 홍대 입구, 대구 김광석 거리 등과 같은 테마 거리를 만들어 젊은세대에게 다양한 거리문화를 제공하고, 지역의 새로운 명소를 만들기 위해 이 사업을 진행했다.
여기다 술집과 유흥업소가 집중된 이 거리가 인도블럭과 시설의 노후화 등으로 민원이 빈번해 테마거리로 지정함으로써 깨끗한 거리 환경을 만들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사업 결과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시민들은 당초 취지에 어긋나다며 예산만 축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명 `쌍사`로 불리는 이 지역은 20~30대 젊은층이 주로 찾는 곳으로 술집과 노래방, 음식점 등 유흥업소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시민 오모(45·포항 중앙동)씨는 “대학생 등이 주로 모이는 이 지역은 유흥가다. 술 등 유흥을 즐기는 젊은층이 많이 몰린다고 해서 `젊음의 거리`로 지정한 것은 청년문화의 한 단면만 부각시킨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 이모(40·포항 죽도동)씨는 “서울 홍대거리는 젊은 층이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많다. 그러나 포항 젊음의 거리는 술집만 즐비해 과연 이곳이 테마거리인지 가늠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곳에는 별다른 부대시설도 없이 문화테마 거리를 알리는 조형물만 설치됐을 뿐이다.
이로 인해 포항의 대표적인 테마 거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준 있는 즐길거리 등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문화 콘텐츠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테마거리 지정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깨끗한 거리 환경을 기대했다”며 배경을 설명하고 “사인물 설치 외에도 전신주 지중화 사업과 야외무대 설치 등 특성화 거리 조성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 마련돼 있으나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국비 확보가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가번영회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절실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