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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불안 포항 `동해안 더비`서 무릎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5-03-16 02:01 게재일 2015-03-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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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2R 홈 개막전 울산에 2대4 패<BR>손준호 2게임 연속골·티아고 데뷔골에 위안
▲ 15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 포항의 손준호(28)가 후반 3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두경기 연속골을 이어가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피파가 선정한 K리그 최고 명품 매치인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더비가 명승부를 연출하며 K리그 부활을 선도했다.

동해안 더비가 열린 포항스틸야드는 수년만에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고 양팀 선수들은 6골을 주고받는 화끈한 골잔치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15일 오후 2시 15분 포항스틸야드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라운드 홈 개막경기에서 울산에게 4-2로 패했다. 포항은 손준호가 두 게임 연속골, 용병 티아고가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며 분전했으나 수비수와 골키퍼의 잇따른 범실로 자책골과 다름없는 2골을 헌납하며 패전의 아픔을 곱씹었다.

오랜만에 만원관중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은 포항은 경기시작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울산을 압도했다. 전반 4분만에 라자르가 아크서클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8분과 11분에 심동운이 오른발 발리슛과 논스톱 슛을 잇따라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종반까지 포항은 울산을 거세게 몰아붙었고 울산은 공을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잔뜩 웅크리고 있는 울산의 `철퇴축구`는 전반 종료 직전 이빨을 드러냈다. 단 한번의 공격에서 골을 만들어내는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반 추가시간 포항의 우측을 돌파한 정동호가 골문 앞쪽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에 있던 제파로프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골 장면에서 제파로프는 수비수의 제지를 전혀 받지 않은 채 편안하게 슛을 했다. 제파로프를 견제하지 못한 수비수들의 순간적인 실책이 뼈아팠다.

전열을 가다듬은 포항은 후반전 시작부터 대공세를 시작했다. 후반 2분 만에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포항 골문 앞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단숨 골을 성공시키는 전광석화같은 속공이 돋보였다. 울산의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에 가담해 있던 고무열이 공을 잡자마자 울산 진영으로 내달린 뒤 오른쪽으로 빠르게 침투하던 심동운에게 패스를 넘겼고 심동운은 골문 앞쪽에 있던 손준호에게 패스를 찔렀다. 손준호은 침착하게 강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포항은 어렵게 경기의 균형을 맞췄으나 후반 17분 뜻밖의 추가골을 내주고 다시 끌려갔다. 울산 마스다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포항 김태수를 등을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골은 포항에는 불운이, 울산에게 행운의 골이 되면서 팽팽하던 경기의 균형이 울산쪽으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됐다.

기가 꺾인 포항은 후반 21분 중앙수비의 어이없는 실책이 나오며 서서히 무너졌다. 포항은 주전 수비수 김광석과 김원일의 부상으로 배슬기와 김준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전 중앙수비수들의 경험미숙에 따른 수비 불안 우려가 제기됐고 끝내 현실화됐다. 김준수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했으나 신화용과 사인미스로 공이 골문쪽으로 흐르고 말았다. 울산 양동현은 저절로 굴러들어온 먹이감을 기분 좋게 받아 먹었다.

수세에 몰린 포항은 후반 22분 용병 티아고 카드로 반전을 노렸다. 이 교체카드는 후반 32분 만회골로 연결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고무열이 울산 수비수를 개인기로 따돌리고 울산 골문 왼쪽을 파고들었다. 고무열은 골키퍼가 각도를 줄이고 나오는 것을 보고 오른쪽 측면 쪽을 달려들던 티아고에게 절묘한 패스를 넘겼고 티아고는 손쉽게 골을 성공시켰다. 포항은 추가골로 다시 공격의 고삐를 다잡으려 는 순간 이번에는 특급수문장 신화용의 좀처럼 보기드문 어이없는 실책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신화용은 울산 김신욱의 평범한 슛을 잡았다 놓쳤고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수비불안이 끝내 K리그 최고 골키퍼에게까지 전염돼며 패전의 빌미가 됐다. 포항은 후반 막판 부상에서 회복한 조찬호까지 투입하며 파상공세를 폈으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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